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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Review

Krict Research 한국화학연구원-(주)팜한농,작물보호제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한 공동연구 협약 체결

KRICT 뉴스 한국화학연구원-(주)팜한농, 작물보호제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한 공동연구 협약 체결 화학소재연구본부       화학연은 작물보호제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해 ㈜팜한농과 글로벌 작물보호제 개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였다. 7월 3일(화) 오후 17시, 화학연 N2동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공동연구 협약 체결식에는 화학연 이영국 원장, 최영민 부원장, ㈜팜한농 김무용 대표이사, 최학용 상무 등 각 기관 관계자 11명이 참석했다. 본 협약을 계기로 양 기관은 ‘테라도(Terrad’or)’ 후속으로 글로벌 저항성 이슈를 해결할 신규 작물보호제 개발을 추진하고, 향후 신물질 작물보호제 분야 관련 다양한 협력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한편 협약식에서는 그동안의 협력과 향후 발전적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감사패 전달식이 있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식량자급률 위기 및 원제 수입 의존 등의 이슈로 인하여 신물질 작물보호제 개발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글리포세이트(Glyphosate) 제초제 저항성 잡초 및 저항성 병해충이 급증하는 등 글로벌 저항성 이슈 해결을 위한 새로운 작물보호제 개발이 절실하다. 게다가 국내 작물보호제 원제는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에서 93.5%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제네릭 제품의 경우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순수 국내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물질 작물보호제 개발이 더욱 더 시급한 상황이다. 화학연 의약바이오 연구분야는 국내 물질특허를 도입한 1987년 이후 지난 35년간 국내 작물보호제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신농약 개발 연구를 지속 수행하였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04년부터 고활성 벼제초제인 ‘플루세토설퓨론’과 ‘메타미포프’의 국내외 사업화를 추진하였고, 특히 ’20년 ‘테라도’를 미국 환경청(EPA)에 국내 최초 식용작물보호제로 등록하는 쾌거를 달성하였다. 십수년의 팜한농과의 협업의 결과로 미국, 호주 등을 비롯, 최근 세계 최대의 작물보호제 수요국가인 브라질에서도 판매되기 시작한 혁신 신물질 제초제 ‘테라도’는 ’22년 누계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하였으며 글로벌 시장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양 기관은 글로벌 작물보호제 상업화를 위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지속 가능한 작물보호제 연구 개발 시스템을 형성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순수 국내기술 기반의 글로벌 제품화를 위한 인프라를 축적하고, 수입 원제로 발생하는 무역역조 현상을 개선하는 데 이바지할 예정이다. 팜한농 김무용 대표는 “팜한농은 혁신적인 신물질 작물보호제를 개발해 해외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국내 농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화학연 이영국 원장은 “화학연이 보유한 신물질 원천 기술과 팜한농의 작물보호제 개발 기술 및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 등을 결집하여 ‘테라도’가 글로벌 시장에 뻗어나가고 있는 만큼, 이러한 경험을 살려 성공적으로 후속 작물보호제를 제품화할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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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Research 새로운 항암제 개발을 위한 국내 최초 에텍(ATTEC) 플랫폼 기술 개발

KRICT 뉴스   새로운 항암제 개발을 위한 국내 최초 에텍(ATTEC) 플랫폼 기술 개발   의약바이오연구본부   연구진의 모습. 뒷줄 왼쪽부터 김성환 박사, 강민성 박사, 이규명 박사, 김도연 박사. 앞줄 왼쪽부터 이채미 연구원, 김지인 연구원, 박지혜 연구원, 김지우 연구원.   화학연은 기존 표적 항암제로 치료할 수 없는 암을 치료하기 위한 ‘에텍(ATTEC, AuTophagosome-TEthering Compound)’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원은 연구결과를 7월 5일 ‘인터비즈 바이오 파트너링&투자 포럼‘에서 소개해, 다양한 항암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기업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암 등의 질병 유발 및 활성화와 관련이 있는 여러 가지 단백질 중 기존 표적 항암제나 치료제로 치료할 수 없는 질병 단백질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이를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의 필요성이 커져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타깃 단백질 분해 기술인 ‘TPD(Targeted Protein Degradation) 기술’이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람은 대략 30~6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세포 안에 다양한 기능을 가진 단백질들이 상호작용하며 생명현상을 이어 나간다. 세포 내 단백질은 끊임없이 새로 생기고 없어지기를 반복하는데, 쓸데없는 단백질이 생기면 인체는 여러 시스템을 통해 이를 분해한다. 이러한 인체 내 단백질 분해 시스템은 크게 ‘프로테아좀’과 ‘리소좀’ 기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해서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을 ‘TPD 기술’이라고 한다. ‘TPD 기술‘ 에는 ‘프로테아좀’ 기전을 이용한 ‘프로탁’(PROTAC, Proteolysis Targeting Chimera) 기술과 ‘리소좀‘ 기전을 이용한 ‘에텍’(ATTEC) 기술 등이 있다. ‘프로탁’ 기술은 치료제 다수가 임상 진행 중에 있지만 크기가 큰 단백질은 분해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리소좀-오토파지’ 시스템을 이용한 기술은 ‘프로탁’이 분해할 수 없는 큰 물질까지 분해할 수 있어 ‘프로탁’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 연구가 2016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는 등 세계적인 관심도가 높은 상황이다.? 화학연 김성환·정관령·김도연·이규명 박사 연구팀은 이러한 ‘리소좀-오토파지’ 시스템을 이용한 기술의 한 종류인 ‘에텍(ATTEC)’ 기술의 가치와 가능성에 주목하여 2020년부터 ‘에텍’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한 끝에, 2023년 새로운 ‘에텍’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에 알려진 ‘에텍’ 기술을 활용한 항암 타깃 화합물은 간에서 대부분 분해되어 약물로 살아남은 비중이 3.81%로 대사안정성(microsomal stability)이 매우 낮다. 이는 세포에서만 증명이 가능한 수준으로, 생체 내 실험을 거쳐 약으로 이어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따라서 대사안정성을 극대화하면서, 생체 내 실험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에 화학연 연구팀은 새로운 ‘에텍’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 대사안정성을 높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에텍’ 플랫폼을 활용하면, 대사 안정성이 90%에 육박해 체내에서 약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할 수 있다. 에텍 플랫폼은 세 가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질병 유발 단백질에 결합하는 부분인 ①‘워헤드’(Warhead), 단백질 분해 유도 막의 안쪽 단백질에 결합되는 부분인 ②‘LC3 바인더’(LC3 binder),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③‘링커’(Linker)다. 이중 LC3 바인더는 개발이 어려워 현재 알려진 것이 수종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화학연만의 LC3 바인더를 확보해 새로운 에텍 플랫폼을 국내 최초로 구축했다. 이를 통해 항암효과를 가지면서 생체 내 실험이 가능한 수준으로 대사안정성을 끌어올린 화합물을 도출했다. 체내에 ‘에텍’ 플랫폼 기술로 합성된 치료제가 들어가면, 질병 단백질과 약의 워헤드 부분이 결합하고, 분해 유도 막을 구성하는 LC3 단백질과 ‘LC3 바인더’가 결합하여, 리소좀-오토파지 기전의 분해 유도 막 안으로 질병 단백질을 넣어준다. 환자의 경우 질병 단백질이 자연적으로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체내의 ‘리소좀-오토파지’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약으로 질병 단백질을 분해하는 것이다. 본 플랫폼 기술은 다양한 질병 치료제 개발에 적용할 수 있다. 질병 종류에 따라 워헤드 부분만 바꿔서 합성하면 된다. 연구팀은 현재 본 플랫폼을 활용해 전립선암 치료제 유효물질을 도출했으며, 특허 출원 후 항암제 외에도 희귀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질병 치료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화학연 이영국 원장은 “이번 성과는 2019년 처음 논문에 보고된 리소좀-오토파지 활용 에텍 기술의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파악하여 국내에서 처음 소개하는 연구결과로, 향후 본 플랫폼을 통해 신규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질병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 개발된 화합물(KRM62545)을 이용한 동물 유효성 평가 실험 및 선도물질 개발을 위한 국가신약개발과제 등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기술의 성숙도를 높여 5년 이내에 ‘에텍’ 기술로 임상에 진입한 후보물질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한국화학연구원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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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Research 이산화탄소를 화학원료로 전환하는 세계 최대 규모 CO2 활용 건식개질 플랜트 완공

KRICT 뉴스 이산화탄소를 화학원료로 전환하는 세계 최대 규모 CO2 활용 건식개질 플랜트 완공 화학공정연구본부     CO2 활용 건식개질 플랜트 완공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는 모습   전 세계적으로 탈탄소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탄소중립이 기후변화 문제를 넘어 국내 산업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CO2)를 석유화학 원료인 합성가스(H2CO)로 전환하는 기술의 실증화에 성공하였다. 화학연 CO2에너지연구센터 장태선 박사 연구팀은 이산화탄소로부터 석유화학 플랫폼 화합물인 합성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핵심 실증촉매 및 공정기술을 개발하였다. 본 기술을 이전받은 (주)부흥산업사는 연간 8천톤의 합성가스 생산이 가능한 세계 최대 규모 CO2 활용 건식개질 플랜트를 울산산업단지 내에 구축 완료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6월 5일 오후 2시, (주)부흥산업사 울산공장에서 ‘CO2 활용 건식개질 플랜트’ 완공식을 개최하였다. 본 행사에는 화학연 이영국 원장을 비롯해 울산광역시 경제부시장, 울사항만공사 부사장, 한국동서발전(주) 탄소중립실장, 미래기술융합원 원장 등 관계 기관 인사들이 참석하여 플랜트 완공을 축하하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 분야 유일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화학연과 국내 CCU 전문기업인 (주)부흥산업사와의 오랜 공동연구를 통해 이뤄낸 쾌거이며, 특히 소재에서부터 공정에 이르기까지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되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에 완공된 플랜트 운영을 통해 상용화를 위한 막바지 연구를 수행하고, ’24년부터는 CCU(Carbon Captureand Utilizatin, 탄소 포집 및 활용)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수소와 일산화탄소로 이뤄진 합성가스는 암모니아, 알코올, 플라스틱 등 다양한 화학원료의 필수적인 핵심 물질이다. 하지만 석유화학 산업에서 합성가스를 생산하고 있는 기존의 기술들은 모두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하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기존 기술 대비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형 합성가스 제조기술’이 필요하다. 이에 연구팀은 CO2를 합성가스로 제조하는 건식개질 기술의 핵심 원천촉매 및 공정을 개발하여, 세계 최고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보이는 합성가스 제조 기술을 확보하였다. 기존의 건식개질 기술은 반응 중 탄소 입자 생성에 의한 촉매 비활성화로 인해 상용화가 어려워 지난 100여 년 동안 석유화학 산업의 오랜 숙제로 남아 있었는데, 연구팀은 탄소생성이 크게 억제된 세계 최고 수준의 실증 촉매 및 맞춤형 공정을 개발하였다. 이를 통해, 약 1톤의 일산화탄소를 생산하면 약 1.053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게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합성가스 제조 공정에 약 1만 시간 가량을 적용할 수 있는 안정한 촉매를 확보하였다. (주)부흥산업사는 구축된 건식개질 플랜트 운영 및 후속연구를 통해서 촉매 효율을 높이고 공정을 최적화하여 기존 석유화학 유래 제품 대비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극대화하고 경제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외에도 제조된 합성가스를 활용하여 초산, 메탄올, 디메틸카보네이트를 제조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 중에 있다.    CO2 활용 건식개질 플랜트 완공식에서 이영국 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화학연 이영국 원장은 “이번 세계 최대 규모 CO2활용 건식개질 플랜트는 핵심 촉매와 공정개발 모두 국내 기술로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CCU 기술이 탄소중립 실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연 기본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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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Issue 화학소재 산업의 디지털 전환, ‘비커 없는 실험실’이 앞장선다

KRICT 랩투어   화학소재 산업의 디지털 전환 ‘비커 없는 실험실’이 앞장선다   수많은 물질을 다루는 화학 분야에서 최적의 소재 물질을 도출하고 효율적인 공정을 설계하는 것은 산업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화학연은 국내 화학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관련 데이터에 대한 산업계의 활용도와 접근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또한 막대한 사업화 비용과 시간의 절감에 필요한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초정밀 롤투롤 파일럿 코팅공정부터 화학소재 디지털 전환 기술 개발까지, 원천기술을 신속하게 사업화할 수 있는 전주기적 인프라 구축에 구슬땀을 쏟고 있는 화학소재솔루션센터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코팅 테스트베드 화학소재솔루션센터는 지난 2011년 설립 이래 화학소재 특성 정보 및 기술 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사용자 제공을 위한 화학소재정보은행, 시뮬레이션 및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소재 물성 예측과 부품·모듈의 성능예측을 할 수 있는 디지털전환 플랫폼, 기능성 코팅소재의 공정 적합성 평가 및 기능성 필름 양산성 평가를 위한 화학소재 코팅 테스트베드(Coating Test-bed)의 구축에 노력해 왔습니다. 앞서 2007년부터 구축이 시작된 화학소재정보은행(Chemical Materials Information Bank, CMiB)은 화학소재 물성과 응용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보급, 첨단 화학소재정보 확보에 필요한 국내외 협력망 구축, 화학소재 최신 기술동향 정보 및 심층보고서 제공과 맞춤형 기술 컨설팅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간 화학소재정보은행을 기반으로 화학소재솔루션센터가 구축한 소재 물성 및 응용 데이터는 고기능성 복합재료, 기능성 코팅필름, 페로브스카이트 등 분야별로 100만 종 이상에 달하며 1,000여 곳의 회원사와 연구자들에게 제공되는 물성 정보와 기술 동향 등은 한해 약 93만 건에 이를 만큼 방대합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화학소재솔루션센터의 코팅 테스트베드는 첨단 정보통신 디바이스와 미래 모빌리티 등에 적용되는 디스플레이, 터치패널, 이차전지, 태양전지, 스마트윈도우 필름 등의 고기능성 필름 소재의 개발을 지원하는 시설입니다. 이를 위해 필름·코팅 등 매우 높은 수준의 청정 환경을 요구하는 공정에서 공기 중 입자의 농도, 온도 및 습도를 제어하며 일정한 청정도를 유지하는 공정시설인 클린룸(1,000㎡)과 준클린룸(230㎡)을 갖추고 습식코터, 스퍼터, 화학기상증착장비 등 6종의 파일럿 습식 및 건식 코팅 공정장비, 롤투롤 레이저패터닝 장비와 평가·측정 장비, 용액제조 부대장비 등 특수 코팅 인프라 구축을 계속해왔습니다. 연구개발 성과의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추진된 코팅 테스트베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2016년 세계 최초로 대면적 상용화에 적합한 새로운 불소계 고분자 나노복합박막 기술을 개발해 국내 코팅 소재 기업에 이전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의 표면은 여러 겹의 필름층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기능성 입자와 소재들이 정밀하게 코팅돼 지문방지, 오염방지, 발수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그간 이런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주로 불소계 소재 용액을 코팅하는 습식용액공정이 이용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유기용매를 사용해야 하므로 친환경적이지 않고 복합적인 기능 구현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용액을 사용하지 않고 대기 또는 진공 상태에서 코팅하는 건식 코팅 기술이 세계적으로 많이 연구되고 있었지만 대면적 상용화에는 한계가 있던 상황이었지요. 이에 따라 화학소재솔루션센터 연구진은 코팅 테스트베드를 기반으로 기능성 건식 코팅 소재를 연구한 끝에 새로운 불소계 고분자 박막 소재와 이를 대면적 롤투롤 스퍼터 공정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합니다. 롤투롤(role-to-role) 공정은 롤로 감은 필름을 풀면서 표면을 가공하여 특정 기능 및 구조를 부여한 후 다시 롤 형태로 감는 연속 생산 공정입니다. 새로운 소재는 발수성, 내지문성에 더해 고유연성, 고경도성, 반사방지, 유기 전자소자를 보호하는 수분 배리어 등의 기술적 진보와 함께 발수코팅, 오염방지 코팅, 반사코팅, 고기능성 발수 섬유코팅, 지문방지 코팅, 전기전도 코팅, 전기변색 코팅, 고경도 및 내마모 코팅, 발유코팅, 고투과 코팅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롤투롤 공정의 대량생산이 가능해 상용화에 유리한 강점을 두루 갖추고 있었습니다. 화학소재솔루션센터 연구진은 계속해서 우수한 데이터베이스와 장비 인프라, 전문적인 연구역량을 기반으로 은나노와이어와 ITO 소재 기반의 투명도전성 필름, 플렉서블 디바이스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가스 배리어 필름, 친환경 복합 기능성 유기박막 코팅필름, 대면적 태양전지 등의 개발 지원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화학소재산업 디지털 전환의 첨병 (좌) 대면적 반사방지 코팅 소재를 제조하기 위해 롤투롤 스퍼터링 공정을 진행하는 모습 (우)연구진이 롤투롤로 제작된 대면적 반사방지 필름을 들고 있는 모습   2017년 구축된 시뮬레이션 기반의 가상공학 플랫폼은 연구개발과 사업화 전 단계에 참여하며 국내 첨단 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온 화학소재솔루션센터가 21세기 산업의 필수 요건인 디지털 전환에 대한 지원 연구를 더욱 본격화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가상공학 플랫폼은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기술 개발 지원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화학소재솔루션센터는 ‘비커 없는 실험실’로 불리는 시뮬레이션 기반의 가상공학 플랫폼을 기반으로 반도체웨이퍼 세척공정,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방열접착제의 열전달 특성 예측, 섬유보강 복합재 적용 자동차 도어 모듈의 사출-구조 연계 해석 등의 해석기술을 지원하며 소재의 설계부터 양산까지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상공학 해석의 정확도 향상을 위해 플라스틱 소재 물성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화학소재 및 부품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화학소재솔루션센터의 노력은 2020년 범국가적인 소부장 경쟁력 강화 대책의 거점시설인 국가연구시설(N-Facility) 지정으로 대내외의 인정을 받게 됐습니다. 국가연구시설은 소재·부품·장비 핵심기술의 자립역량 강화를 위한 국가연구인프라(3N) 중 하나로 연구개발 상용화 단계에서 국가전략품목의 연구개발 지원과 테스트베드 제공 역할을 수행하는 연구시설입니다. 이와 함께 산업부가 추진한 디지털 소재혁신 강화 실행계획인 8대 선도프로젝트의 데이터표준기관 선정으로도 이어졌습니다. 한편 산·학·연·관을 대상으로 한 분야별 심층교육과 기술 교류 등을 통해 국내 화학소재 산업의 글로벌화를 지원하는 데도 많은 공을 들여온 화학소재솔루션센터는 2019년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국제롤투롤산업협회와 함께 전 세계 최대 롤투롤 코팅 학술대회인 롤투롤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데도 성공하며 세계적 수준의 롤투롤 전문기관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다지게 됐습니다. 화학연이 이처럼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롤투롤 허브로 성장한 데는 세계 최고 수준의 롤투롤 장비와 소재, 코팅공정 연구역량과 더불어 미래 산업의 핵심기술인 유연 기능성 코팅 소재와 롤투롤 공정 기술 개발에서 계속해서 세계적인 성과들을 거둬왔기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앞서 2016년 세계 최초의 원천기술 확보 이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스마트윈도우,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태양전지 등으로 폭넓게 확장되고 있던 스퍼터링 공정 기반의 불소계 고분자 박막(PPFC, Plasma-Polymerized Fluorocarbon) 기술입니다. 화학소재솔루션센터 연구진은 불소계 고분자 박막의 우수한 발수성과 내구성, 낮은 굴절률과 반사방지 효과, 표면 자가세정 특성 등을 활용해 차세대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태양전지의 효율 향상에도 기여해왔습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2022년 열린 과기부 주관 국가 연구인프라 성과교류회에서 국가연구시설 부문 장관상을 수상한 화학소재솔루션센터는 현재 국제사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기반의 화학소재 솔루션 플랫폼 구축에 여념이 없습니다. 약 20여 년에 가까운 풍부한 소재 데이터 표준화 경험과 인공지능 기술의 빠른 접목을 통해 이미 AI 기반 물성예측 시스템의 화승케미칼 기술이전, 상용 화학소재 물성 정보의 쓰리세이브 기술이전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낳고 있는 화학소재솔루션센터 연구진은 국내 화학소재 산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이용한 물성 예측 시스템, 유저 인터페이스 설계, 시각화 기능 구현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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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Collabo 나를 부르는 산(山) / 한국화학연구원 산악회

KRICT 스토리 나를 부르는 산(山) 한국화학연구원 산악회     등산의 매력은 무엇일까요?야외활동의 적기인 봄가을은 물론이고 잠깐만 움직여도 땀나는 여름, ,추위에 어깨가 움츠러드는 겨울에도 기어코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서는 이들은 왜 그렇게 사서 고생을 하는 것일까요? 궁금증을 풀기 위해 주말 산행에 나선 KRICT 산악회 회원들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왜 산에 오르는가?   총무 전남중 책임연구원(좌), 회장 임종선 책임연구원(우)   평지가 많은 유럽이나 미주에서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들은 국토의 70%가 산지인 한국의 자연환경이 매우 이국적인 풍경이라고 합니다. 특히 서울과 대도시 어디나 바로 근교에 크고 좋은 산들이 많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등산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신기해하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인구비중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등산인구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산림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꾸준히 등산에 나서거나 산속 숲길에서 산책을 즐긴다고 합니다. 오늘 화학연 산악회가 찾은 곳은 충남 금산의 서대산입니다. 한국의 100대 명산 가운데 하나인 이 산은 정상 부근의 기암절벽과 협곡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가 어울려 장관을 이루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해발 905m로 충청남도에서 가장 높은 산답게 오르는 길이 만만찮습니다. 산 아래 등산로 초입부터 강우레이더관측소가 있는 중턱까지는 시멘트 포장도로가 잘 닦여 있는데도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호흡이 가빠지고 평소에 안 쓰던 다리 근육들도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합니다. 이날 서대산 등반에 나선 산악회의 회원은 약 30여 명. 전체 회원수가 50명이니 절반이 넘는 인원이 참석한 것인데요. 회장인 임종선 박사는 “공식적인 정기 산행은 시산제, 종산제, 송년회 형식의 연말 산행까지 연간 5차례가 있는데 등산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매 주말마다 이렇게 희망자들을 모아 국내의 명산을 함께 찾고 있다”고 귀띔합니다.     “등산은 인내의 예술”     주차장에서 함께 출발한 일행은 조금씩 고도가 높아지며 삼삼오오 행렬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운동 삼아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하는 회원들도 있고, 길섶 여기저기 풀과 나무들을 살피며 산책하듯 찬찬히 걸음을 옮기는 회원들도 많습니다. 각자의 페이스에 맞춰 다양하게 산행을 즐기는 모습들이 인상적인데요. 철학자 니체가 그의 역작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집필한 스위스의 질스마리아는 알프스 산맥에 둘러싸여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그는 이곳에서 늘 호젓한 산길과 호숫가를 걸으며 사색에 잠기곤 했다는데요. 그가 남긴 등산에 관한 명언 속에서 바쁜 업무와 일상을 뒤로 하고 매주 산을 찾는 산악회 회원들의 다양한 마음 풍경도 조금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등산의 기쁨은 정상에 올랐을 때 가장 크다. 그러나 최상의 기쁨은 험한 산을 올라가는 순간에 있다. 길이 험하면 험할수록 가슴이 뛴다. 인생에 있어서 모든 고난이 자취를 감췄을 때를 생각해 보라. 그 이상 삭막한 삶은 없으리라.”     피톤치드 가득한 주말 아침     산악회는 화학연의 여러 동호회 중에서도 유서 깊은 역사를 자랑합니다. 연구소 조성 공사가 한창이던 1978년에 첫 모임이 시작됐으니 올해로 어느새 창립 45주년을 맞고 있는 것인데요. 1980년대 들어 속속 완공되는 건물들이 늘어나고 인원과 조직이 확대되면서 등산동호회의 회원들도 빠르게 불어났습니다. 시설팀 등이 위주였던 초창기 회원들의 구성도 젊은 연구원들이 늘어나며 한층 다양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등산 횟수와 경험이 쌓이며 산행의 범위도 국내의 숨은 명산을 비롯해 4,905m 높이의 말레이시아 키나발루산 원정까지 계속해서 넓어졌습니다. 특히 2013년에는 산악회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 화학연의 많은 비회원 동료들과 울릉도를 찾았는데요. 정상 등반이 필수가 아닌 만큼 각자의 체력과 선호도에 맞춰 성인봉 산행팀과 여행팀이 나뉘어 움직이며 각자의 방식대로 울릉도의 비경을 만끽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이틀째가 되자 다 함께 모여 울릉도에서도 뱃길로 2시간을 넘게 가야 하는 독도로 향했는데요. ‘3대가 덕을 쌓아야 가능하다’고 할 만큼 좋은 날씨를 만나기도, 입도하기도 어려운 독도 땅을 다함께 밟게 돼 기쁨이 두 배가 되었습니다. 당시의 환희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몇 해가 흐른 지금까지도 울릉도와 독도 탐방을 재추진해달라는 요청이 계속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전문적인 등반가 수준의 회원과 정상보다 주변을 둘러보는 트레킹에 더 만족하시는 회원들이 뒤섞여 격의 없이 정을 나누는 하이브리드 스타일 동호회”라는 임종선 박사의 설명처럼 화학연 산악회는 관심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문호가 활짝 열려 있다고 합니다. 또한 건강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화학연의 다양한 구성원들과 교류하고 친밀감을 쌓는 데도 이만한 곳이 없다는 것 역시 회원들의 큰 자랑거리인데요. 에베레스트를 처음으로 오른 전설적인 등반가 에드문드 힐러리 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오르는 것은 산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라고 말이지요. 이번 주말, 익숙한 공간을 떠나 한번쯤 피톤치드 가득한 산길에서 아침을 열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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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Collabo 대한민국의 검은 보물 ‘음극재’ 삼각편대가 뜬다

KRICT 파트너 대한민국의 검은 보물 ‘음극재’ 삼각편대가 뜬다 (주)스마트코리아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속에 보다 높은 용량과 안전성의 차세대 이차전지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 경쟁이 뜨겁습니다. 이차전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나라 역시 국가의 명운을 걸었다고 할 만큼 더욱 혁신적인 이차전지 기술 개발에 국력을 집중시키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특히 이차전지의 용량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음극재’ 시장에 대규모 지각 변동을 불러올 화학연의 혁신기술이 바야흐로 본격적인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이차전지 산업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미래 소재 패러다임 ‘탄소 소재'   중이온가속기 라온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거점지구로 국내외 첨단기술벤처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는 대전의 둔곡산업단지. 이곳에 위치한 (주)스마트코리아에서는 요즘 화학연 임지선 박사팀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전도성·다공성 탄소 복합소재’를 하루 600kg씩 시험 생산하는 실증설비 가동이 한창입니다. 바로 대한민국 이차전지 산업의 검은 보물이 될 고용량 음극재의 핵심소재가 탄생하고 있는 현장이지요. 임지선 박사는 탄소 소재 분야의 전문가입니다. 탄소 소재는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한데 10배 이상 강하고, 열팽창계수는 3분의 1 수준이지만 열전도도는 구리의 3배에 달하는 등 기존 소재들의 한계를 훌쩍 뛰어 넘는 독보적인 특성과 무궁무진한 적용 분야로 인해 미래의 소재 패러다임을 뒤바꿀 기대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탄소소재는 크게 인조흑연, 탄소섬유, 활성탄소, 카본블랙,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등 6가지로 분류되는데요. 임 박사는 특히 일본과 미국 등의 선진국이 독점하고 있던 인조흑연과 활성탄소의 국산화를 주도해온 연구자입니다. 전기와 열 전도성이 뛰어난 인조흑연은 이차전지 음극재와 스마트폰·컴퓨터·TV 등의 필수적인 방열소재로, 방대한 양의 기공과 넓은 비표면적을 자랑하는 활성탄소는 공기와 수질을 정화하는 고기능 흡착제와 고품질 단열재 등의 핵심원료로 사용되고 있지요. (주)스마트코리아의 장채원 대표와 임지선 박사가 처음 인연을 맺은 것도 바로 이 활성 탄소 덕분이었는데요.     장비 기업에서 소재 기업으로   2013년에 설립된 (주)스마트코리아는 실험 소모품과 실험 기기 수입 유통으로 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당시 많은 양의 실험 기기들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는데요. 장 대표는 질적·양적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국내 과학기술계의 동향 속에서 실험실 안전 환경을 개선하는 장비의 국산화에 주력하게 됩니다. 스마트코리아의 주요 제품인 안전 캐비넷 내부 순환 여과장치, 유해가스 정화 장치 등의 성능을 결정하는 소재는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활성탄소입니다. 기존에 국내에서 유통되던 활성탄소는 석탄, 야자열매 껍질 등의 원료로 만들어졌는데 대부분 수입품이고 불순물 함량도 높았습니다. 장 대표는 이런 단점을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던 중 석유정제공정에서 발생하는 원유 찌꺼기를 이용해 고품질의 활성탄소 제조 기술을 개발한 임지선 박사의 연구에 큰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화학연과의 기술이전을 통해 현재와 같은 전도성·다공성 탄소 제조 기술력을 갖추게 되었는데요. 그 사이 계속해서 석유화학 공정의 부산물을 이용해 개발한 탄소 소재의 고부가가치화에 열중하고 있던 임지선 박사는 전 세계적인 전기차 시장의 확대에 주목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주행거리 향상과 안전성 확보의 열쇠인 고용량 이차전지 음극재 개발에 주력한 끝에 전도성·다공성 탄소소재의 수많은 기공들 각각에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약 5배 이상의 용량에 해당하는 실리콘을 성장시키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차전지의 새로운 비상   (좌) 화학연 임지선 박사 / (우) (주)스마트코리아 장채원 대표   임지선 박사팀은 서로 상충관계에 있는 이차전지 고용량화와 폭발사고 등의 안전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음극재 기술을 확보한 후 실험실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앞서 요소기술들을 이전한 동양환경(석유계 잔사유를 이용한 바인더 피치 제조기술), 에스제이신소재(실리콘계 음극재용 탄소소재 제조기술) 그리고 스마트코리아의 3개 기업 모두와 힘을 합쳐 보다 적극적으로 상용화의 길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지난해 7월, 마침내 화학연과 3개 기업이 공동으로 고용량 음극재 생산을 추진하는 업무협약에 서명하게 됩니다. 임지선 박사팀으로부터 각각 이전받은 기술과 소재들을 하나로 묶어 이차전지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만한 새로운 음극재 개발에 나서기로 결의한 것이지요. 이에 따라 스마트코리아는 실리콘의 부피팽창을 제어할 수 있는 구조의 다공성 탄소 지지체를, 동양환경이 코팅용 피치를 생산·공급하고 이를 에스제이신소재가 고용량·고안정성의 음극재로 최종 생산하는 역할을 나누어 맡게 되었습니다.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5~6배 이상의 용량과 함께 안정성 역시 30% 이상 우수한 이 새로운 이차전지 음극재는 현재 국내외 이차전지 제조사들의 뜨거운 러브콜 속에 차근차근 양산화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대규모 생산에 성공한다면 소재 국산화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도 새로운 고성능 음극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인데요.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드물었던 새로운 신소재 개발 협업 구조의 일원이 된 스마트코리아에도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향후 음극재 소재의 매출 비중이 전체 사업구조의 9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실험실 안전환경 개선 장비 기업에서 소재 전문 기업으로 완전한 탈바꿈이 전망되고 있는 것이지요. 화학연과 함께 이륙을 준비하는 스마트코리아-동양환경-에스제이신소재의 삼각편대가 대한민국의 주력산업 이차전지를 더 높은 비상으로 이끄는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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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Special 기술패권 경쟁의 승부처, 반도체·디스플레이

KRICT 스페셜2   기술패권 경쟁의 승부처 반도체·디스플레이   대한민국 경제의 가장 큰 버팀목인 ‘반도체·디스플레이’는 21세기 세계 기술패권 경쟁의 최대 승부처이기도 합니다. 인공지능·첨단로봇·차세대통신·양자 등의 미래 첨단산업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선점해야 할 교두보일 뿐만 아니라 외교와 안보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반도체·디스플레이 패권을 둘러싼 다툼은 기업 대 기업에서 국가 대항전 양상으로 빠르게 확전되고 있습니다.     초미세·고집적화의 열쇠 ‘ALD 전구체’ 화학연은 최근 정부의 12대 국가전략기술 정책에 발맞춰 ‘국가전략기술추진단’을 신설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12대 국가전략기술의 핵심연구 중 상당수가 화학연에서 이뤄져 온 만큼 한층 가시적인 성과를 적기에 만들어내는 데 역량을 총결집하기 위한 조처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화학연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소자 공정기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입의존도가 높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들의 주권 확보입니다. 대표적인 소재가 바로 화학연이 국내 유일의 연구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전구체’입니다. 전구체(前驅體, Precursor)는 반도체 기술 발전의 척도인 ‘집적도 향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핵심물질입니다. 반도체의 집적도가 높아지면 부피가 작아져도 표면적은 더 넓어져 더 큰 전력을 다룰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보다 적게 재료를 사용해 전자기기의 소형화·경량화에 유리하고 치밀한 보호막이 형성되어 내구성도 높아지게 됩니다. 화학연에서는 이러한 박막화를 이용해 차세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핵심소재 및 소자 개발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간 개발한 전구체 소재의 반도체 공정 최적화를 위한 후속 연구와 함께 몰리브덴, 텅스텐, 스트론튬 등 기존에 없던 속성의 신개념 금속 전구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p형 반도체 박막 중 최고 수준의 이동도를 자랑하는 주석 전구체, n형 반도체 박막 중 최고 수준의 이동도를 달성한 인듐 전구체 등은 정부가 주도하는 산학연 융합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초고 해상도·초고유연 디스플레이용 전구체로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게임체인저 ‘유기 반도체’ 화학연은 2000년대 중반부터 향후 더욱 저렴하고 효율이 우수한 신소재가 반도체 패러다임을 바꾸게 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바로 ‘유기 반도체’( Organic semiconductor)입니다. 가벼운 무게와 휘어지는 특성을 가진 유기 반도체를 이용하면 한층 다양한 형태의 전자소자와 첨단기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화학연의 유기 반도체 연구가 세계적인 경향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우수한 성능의 원천 소재 개발과 더불어 유기 반도체 상용화의 열쇠가 될 양산 기술 개발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유기 반도체는 무기 반도체와 달리 기판 위에 잉크처럼 바르는 저온·저비용의 용액 공정이 가능합니다. 이는 가볍고 유연한 유기 전자소자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특성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간단한 제조공정으로 에너지 사용과 생산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유기 반도체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대면적화 기술이 필요합니다. 원천 소재 연구와 대량 생산기술 개발의 유기적인 연계는 화학연이 세계적인 미개척지인 유기 반도체 분야에서 계속해서 높은 주목도의 연구 성과들을 배출하는 중요한 동력이 됐습니다. 고분자 도너 소재 대면적화 기술, 대량생산에 유리한 신규 대면적용 도너 소재 개발, 계면제어 소재와 대면적 인쇄 기술 개발, 저가 억셉터 소재 개발, 근적외선 흡수 광활성 소재 개발 등 계속해서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연구 성과들을 배출하게 됐습니다. 화학연의 유기 반도체 연구개발은 현재 세계 최초의 고성능 신규 단량체 개발, 유기태양전지의 제조비용을 20분의 1로 낮출 수 있는 비풀러렌계 억셉터 소재 개발, 3D 시뮬레이션 기법을 이용한 실버 전극 기반 고효율 투명태양전지 개발 등으로 진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또한 2023년 다시 한 번 17% 이상의 효율을 가진 투명 유기태양전지 개발에도 성공하며 원천 소재와 대량생산 기술 모두에서 국제적인 리더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중입니다.     ‘저차원 나노복합소재’와 전자소자 혁신 ▲ 유기태양전지 현재 세계의 연구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소재들 중 하나는 뛰어난 전기적, 기계적, 열적, 광학적 특성을 나타내는 ‘저차원 나노소재’입니다. 풀러렌(0D), 탄소나노튜브(1D), 그래핀(2D), 그라파이트(3D) 등의 저차원 나노소재는 얇은 두께에서 비롯되는 우수한 물리적 유연성과 더불어 강한 층내결합으로 뛰어난 물리적 강인함을 가집니다. 또한 물질별로 각기 다른 전기적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기존의 벌크형 소재로는 구현할 수 없었던 고유연성, 초소형, 저전력 특성의 차세대 IoT 기기에 아주 적합한 소재입니다. 하지만 우수한 물성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으로 추출과 특성 제어가 힘들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화학연은 ‘저차원 소재’와 ‘소자화 기술’의 양대 핵심 연구역량을 기반으로 저차원 소재와 저차원 소재, 저차원 소재와 고분자 소재 등의 융합을 통해 각각 원래의 성질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기능성을 갖게 되는 나노복합소재를 만들기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저차원 나노복합소재의 고도화를 위해 그래핀, 탄소나노튜브를 비롯해 그래핀과 같은 2차원 구조의 육방질화붕소, 반도체와 금속의 두 가지 상을 가진 전이금속 칼코겐화합물, 금속성의 표면 작용기로 우수한 전도성과 기계적 특성을 보여주고 있는 맥신(MXene) 등 다양한 2차원 신소재들의 합성과 기능화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새로운 잠재력의 하이브리드 복합 소재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한 저차원 나노복합소재의 본격적인 상용화에 대비해 대면적으로 합성하는 기술 개발에 더욱 주력하고 있습니다.   소부장 국산화 첨병 ‘불소’ 2019년 발생한 일본 수출규제 사태는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불소’ 소재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분수령이 됐습니다. 한·일 양국의 외교 관계 정상화에 따라 핵심소재 수급의 어려움은 대부분 해소되었지만 국내 산업 생태계의 취약 지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화학연은 지난 30여 년간 큰 문제의식 없이 수입에 의지했던 불소계 소재와 공정 기술 국산화의 길을 앞장서 헤쳐 오며 국내 유일의 전문 연구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불소계 계면기능재료 중 불소계 단량체와 고분자·고무·오일·윤활유와 불소계 기능성 소재 및 중간체 등의 제조기술과 공정 개발에서 많은 성과를 쌓으며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될 만큼 묵직한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화학연 연구팀은 2019년 불소화학소재공정 국가연구실(N-LAB) 지정과 함께 현재 100대 핵심품목 중 7개에 이르는 불소계 소재의 상용화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장의 범용 소재군 개발을 넘어 소량 생산만으로도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첨단 기술집약형 불소계 소재의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kg당 가격이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비휘발성 반도체 메모리용 불소소재, 연료전지 이온교환막, 우주항공용 불소고무, 친환경·생체적합형 소재 등의 기술집약형 불소계 계면기능재료들입니다.   첨단 고분자 ‘폴리이미드’ 고분자, 이른바 플라스틱은 놀라운 가성비, 빈틈없는 내구성, 거의 모든 사물에 응용 가능한 확장성으로 현대문명의 중요한 물적 기반이 되어 왔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폴리이미드(PI, polyimide)는 영하 273℃에서 영상 400℃까지 광범위한 온도 영역에서도 물성이 변하지 않으며 강도, 유연성, 불이 옮겨 붙지 않도록 하는 자기소화성 등 첨단 플라스틱의 끝판왕이라 불릴 만큼 뛰어난 기능성을 자랑하며 21세기 첨단산업 전반을 주도하는 필수 구조재료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대부분은 폴리이미드와 구리를 결합해 만드는 유연인쇄회뢰기판(FPCB, flexible printed circuit board)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또한 표면이 딱딱하면서도 수십만 번을 접었다 펴도 흠집이 나지 않는 폴더블폰의 비결 역시 액정 위의 투명필름인 불화 폴리이미드에 숨어 있습니다. 특히 불소로 폴리이미드 고유의 갈색을 제거해 무색투명하게 만든 불화 폴리이미드는 차세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구현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소재입니다. 2019년 국가연구실(N-LAB)로 지정된 화학연 정보·전자폴리머 국가연구실은 빠르게 관련 기술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2020년 개발한 트랜지스터용 유연·절연 소재가 대표적입니다. 디스플레이를 자유자재로 구부리거나 접으려면 디스플레이 패널 전면에 적용되는 트랜지스터용 절연체에 유연한 소재를 써야 합니다. 2021년에는 고내열 포토레지스트 전체 조성물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국내에 생산기술을 가진 기업이 없어 전량 수입하고 있던 반도체 후공정용 고내열·감광성 폴리이미드 소재와 미세패턴화 공정 기술을 개발해 국내 기업에 이전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고내열·고강도 고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산업의 확대에 따른 급격한 시장 증가로 미래가 더 기대되는 첨단 신소재이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화학연의 고기능 폴리이미드 연구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용 고내열 소재, 유기박막트랜지스터용 절연막, 유연디스플레이용 플라스틱 기판, 유전특성 및 열특성 제어소재, 고안정성 배터리용 바인더 및 분리막 소재, 물을 용매로 사용하는 친환경 폴리이미드 중합 기술, 3D 프린팅용 폴리이미드 기술, 형상기억과 자기치유 등의 특성을 가진 스마트 고분자, 5G통신용 폴리이미드 소재 등 세계시장을 선도할 첨단 미래 소재 분야로 무한 확장되고 있습니다.     자가발전 전원 ‘열전소재’   유연열전소자 스마트 디바이스와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의 자가발전 전원으로 이용될 수 있는 열전소재 역시 화학연의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이 가운데서도 화학연이 특별히 주목하고 있는 것은 ‘사람의 체온’을 이용한 열전소재입니다. 평균 36.2~37.5℃인 체온과 외기의 온도 차이를 이용하면 최대 700W까지 전력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워치 같은 웨어러블 기기 작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5W 미만임을 감안하면 사람의 체온을 이용하는 열전소재로 얼마나 많은 웨어러블 기기의 전력을 충당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화학연 유기 열전소자 연구개발의 핵심 목표는 ‘고효율 열전소자’, ‘자유로운 형상 구현’ 그리고 상용화에 필수적인 ‘대면적화’를 위한 원천기술 확보라는 3가지 키워드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유기 고분자 소재와 카본나노튜브를 복합화한 하이브리드 열전소재는 20℃ 미만의 온도 차이에서 0.1mW 이상의 우수한 열변환 출력량을 나타내며 그해 KRICT 혁신기술로 선정됐습니다. 2019년에는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의 표지를 장식한 ‘스펀지형 유연 열전소재 탄소나노튜브 폼’을 개발했습니다. 이 열전소재는 낮은 열전도도와 함께 스펀지처럼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특성을 갖고 있어 열원의 형태와 상관없이 신체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비롯해 경량화가 요구되는 자동차, 우주항공 분야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이어 2020년에는 또 다시 새로운 유기열전소재 개발에 성공하며 국제적으로 큰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강력한 유기열전소재 후보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던 고분자 ‘폴리티오펜’의 열전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것입니다.화학연은 현재 열원의 형태에 따라 신축과 변형이 자유로운 열전소재 원천기술과 인쇄공정 기반의 고집적화 및 수직형태 열전소자 제작 기술을 기반으로 고인성·고효율의 대면적 유연열전모듈 제조기술을 개발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 발 앞선 예측을 바탕으로 미래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혁신기술 창출에 힘써온 화학연의 연구개발 노력이 세계 기술패권 경쟁에서 분투 중인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 새로운 초격차 전략을 제시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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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Special 초격차 ‘이차전지’개발을 향해

  KRICT 스페셜1   초격차 ‘이차전지’ 개발을 향해   올해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이차전지’입니다.코스닥 시장에서 무려 16년 만에 황제주가 탄생할 만큼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을 향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가 무척 뜨겁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이차전지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의 미래 가치 역시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국가전략기술 릴레이 포럼의 선두주자 지난 4월 5일 ‘제1회 국가전략기술 포럼’이 열렸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하는 이 포럼은 과학기술이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국방·안보 등 국가 생존과 직결된다는 공감대에 따라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국가 차원의 전략기술 육성 방향을 모색하는 장입니다. 12대 국가전략기술이 순차적으로 다뤄질 예정인 가운데 첫 번째 개최된 포럼 주제로 ‘이차전지’가 선정된 것은 조만간 대한민국의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보다 더 큰 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차전지는 스마트폰부터 전기차,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에 이르기까지 현대 모든 산업의 핵심 부품입니다. 또한 전 세계적인 무선화와 전동화 흐름 속에서 그 중요성과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지요. 우리나라는 이차전지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격화되는 기술패권경쟁 속에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려면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역량의 결집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이날 포럼은 한국을 대표하는 LG엔솔·삼성SDI·SK온 등의 이차전지 3사를 비롯해 정부출연연구기관, 대학, 정부 인사까지 국내 산·학·연·관 관계자들이 대거 운집한 가운데 국내외 연구개발 동향과 정부 R&D 방향 등에 대한 열띤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이와 함께 리튬이차전지 및 핵심소재,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셀, 이차전지 모듈·시스템, 이차전지 재사용·재활용 등 세부기술들에 대한 출연연들의 연구 현황도 함께 공유되었는데요. 이 가운데서도 특히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이차전지 산업의 잠재적인 파급력에 주목하며 차세대 이차전지 연구개발에 주력해온 한국화학연구원의 주요 연구 성과들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차세대 기대주 ‘고분자 전고체 이차전지’ 화학연은 연구원 설립 초기부터 합성 소재를 이용한 광소자와 전자소자 등 새로운 소재 개발로 연구 영역을 확대하던 중 이차전지 산업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2011년 관련 연구조직을 개편해 차세대 이차전지에 대한 연구 개발을 본격화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현재 리튬이온 이차전지 독주체제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고체 고분자 전고체 이차전지, 리튬황 이차전지와 또 다른 다크호스인 리튬공기 이차전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해왔습니다. 이차전지의 대표주자인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1991년 첫 상용화 이후 지속적인 에너지밀도와 충·방전 효율 향상에 힘입어 21세기 이차전지 시장의 대부분을 석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연구개발과 성능향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장 큰 약점인 발화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요. ‘고분자 전고체 이차전지’는 전기차 화재의 주범으로 지목 받고 있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를 이용하는 리튬이온 이차전지입니다.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매 개체를 고체로 만들어 단락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을 크게 낮추는 것입니다. 또한 고분자 전고체 이차전지는 5~10분 정도로 충전 시간이 매우 짧고, 한 번 충전으로 확보할 수 있는 주행거리도 리튬이온 이차전지보다 훨씬 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체 전해질로 크기와 부피, 무게를 줄이는 게 용이한 것도 강점입니다. 이차전지 크기가 작아질수록 차량에 탑재할 수 있는 편의장비와 공간이 더욱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화학연은 2022년 2월 고분자 전고체 이차전지의 핵심기술을 국내 소재기업에 이전하며 갈 길 바쁜 국내 전고체 이차전지 연구개발에 한층 속도를 더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화학연은 그간 고분자 내에 리튬 전해질염이 녹아 액체 전해질이 없이도 높은 이온 전도를 가지는 전고상 고체고분자 전해질(Intrinsic Solid Polymer Electrolyte)과 자유변형 전고체 리튬 고분자 전지 개발 등 전고체 이차전지 분야에서 빠르게 기술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특히 화학연 연구진이 개발한 고분자 전고체 이차전지는 기존에 알려진 전고체 이차전지용 고체전해질보다 뛰어난 이온전도도, 유연성의 고분자 고체전해질과 우수한 복합전극 기술이 적용되며 전고체 이차전지 고유의 강점인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한층 더 향상시킨 것입니다.     부존자원 풍부한 황과 공기 화학연의 또 다른 주요 연구 분야인 ‘리튬황 이차전지’는 황(S)을 양극재로 사용합니다. 황은 부존자원도 풍부한 데다 정유와 철강 산업의 부산물로도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이차전지의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에너지밀도가 이론적으로 리튬이온 이차전지보다 최소 2배에서 최대 10배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전기차 이차전지 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황 자체로는 전기전도도가 낮습니다. 이에 따라 화학연은 황 전극의 전기화학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탄소나노튜브, 그래핀과 같은 전도성 소재와 복합체를 제조하여 용량뿐만 아니라 수명특성까지 늘리는 연구 성과를 낳고 있습니다. 또한 방전 반응 중 형성되는 리튬폴리설파이드의 용해도로 인해 계면 반응 안정화가 어려워 수명특성이 낮아지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겔 혹은 고체 고분자 전해질을 도입해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리튬황 이차전지 제조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리튬공기 이차전지’는 공기 중의 산소를 이차전지의 양극재로 사용하는 초경량 전지입니다. 산소의 산화·환원 반응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기존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10배 이상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궁극의 차세대 이차전지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화학연은 리튬공기 이차전지 방전반응에서 산소 소모량과 충전반응의 반응 생성가스를 실시간 평가할 수 있는 in-situ DEMS(differential electrochemical mass spectrometer) 장비를 국내 최초로 설치해 리튬공기 이차전지의 핵심인 전극 및 전해질 소재 개발에 활용하는 한편, 리튬공기 이차전지 실시간 분석기술을 국내 주요 자동차 제조사에 성공적으로 이전했습니다.   리튬공기 이차전지의 특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전해질 개발에서는 일반적인 카보네이트계 전해질을 비롯해 에테르계, 아미드계, 설퍼계보다 안정성이 높은 용매를 적용하는 연구가 한창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산화-환원 안정성이 우수한 유기 용매와 기능성 리튬염의 조합으로 산소효율 90% 이상에 부생가스의 발생률은 0.1% 이하, 에너지 효율은 80% 이상을 구현하는 친환경 전해액을 개발했습니다. 충전 과전압을 낮추고 전해액 분해를 억제하기 위한 레독스 매개체 전해액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또한 리튬공기 이차전지의 충·방전 가역성, 용량 및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을 위하여 다양한 탄소계·비탄소계 전극 개발도 함께 추진되고 있습니다. 연구 초기에는 다공성 탄소 소재에 귀금속 촉매를 복합화한 전극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귀금속 촉매를 사용하는 전극은 우수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고가에 중량 또한 무겁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가격이 저렴한 금속 산화물 촉매 등을 합성·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증대시키는 성과를 낳고 있습니다.     미래 패러다임 견인의 필수동력 이와 함께 화학연은 이차전지 4대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의 소재기술 혁신을 통해 기존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화학연 연구진은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더 소형화하면서도 더 오래, 더 빠르게 사용하고 충전할 수 있는 새로운 전극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가벼우면서도 전도성이 우수한 그래핀, 전기 전도도 문제를 해결한 3차원 다공성 실리콘 구조체 등 고용량의 음극소재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합니다. 기존의 흑연 대신 리튬금속을 음극재로 사용해 동일한 크기의 리튬이온 이차전지보다 높은 에너지밀도를 구현할 수 있는 리튬금속 이차전지도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이 같은 노력 속에 그래핀 전극을 이용한 12000mAh/g의 고용량 이차전지 기술, 진공 여과법을 이용해 제조하는 종이 형태의 그래핀 전극소재 제조 기술, 저렴한 카본블랙계 탄소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향상시켜 충전 과전압을 낮추고 분해반응을 억제하는 기술, 전기방사법을 이용한 나노탄소섬유 전극 제조 기술, 마이크로파를 이용하는 금속 산화물 양극 소재 합성에서 시트르산을 첨가해 계층구조를 갖게 한 리튬인산철 양극소재 등 차세대 이차전지의 핵심 기술 연구개발 전반에서 고른 성과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한편 산업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주요 생산국인 한·중·일 3국을 중심으로 생산되는 전 세계 리튬이온 이차전지 출하 량은 221GWh로 집계되고 있습니다(2020년 기준). 또한 연 평균 32%씩 성장해 2030년에는 10배가 넘는 3,670GWh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주도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움직임 속에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 시장입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의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속속 가솔린·디젤 등의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모든 차종을 전동화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며 현재 이차전지 수요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전기차의 비중이 2030년 89%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한계를 극복할 고용량·고안전성의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이 필수적입니다. 이에 따라 이차전지 주요 생산국인 한·중·일 3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각국의 신기술 개발 경쟁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한 발 앞선 전망을 바탕으로 이차전지 연구개발에 힘써온 화학연의 노력이 다시 한 번 더욱 안전하고 경제적인 한국산 이차전지 탄생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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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이모저모 숯골에서 일어난 화학반응

케미 히스토리   숯골에서 일어난 화학반응 올해는 우리나라 최초의 연구학원 계획도시 ‘대덕연구개발특구’가 탄생 5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1970년대 급격히 발전하는 한국의 산업을 부문별로 더욱 정밀하게 지원하고 견인할 전문 연구기관들의 입지로 대전광역시 유성구 일대가 선정된 것이지요. 지금은 현대적인 모습의 도시이지만 1973년 연구단지 건설기본계획이 한창이던 당시는 충청남도 대덕군 탄동면이란 행정구역이 말해주듯 넘실대는 푸른 들녘과 완만한 구릉 사이 몇 채의 농가들만 옹기종기 모여 있던 전형적인 시골의 모습이었습니다.   (좌) 1984년 대덕연구단지 전경 (출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 (우) 現 한국화학연구원 전경 덕분에 대덕연구개발특구 조성 공사가 한창이던 가운데 가장 먼저 개원식을 열고 입주한 한국화학연구원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의 초창기 연구원들은 비만 오면 진창으로 변해 고무장화를 신고 다녔던 기억, 인근 도시 대전에 살며 출퇴근길마다 만나던 버스 속 시골길 풍경, 시내의 거의 유일한 회식 장소로 갈 때마다 다른 연구소 사람들과 마주치곤 했던 중국음식점 태화장 등의 추억들을 즐겨 이야기하곤 하는데요. 큰 덕의 고장 대덕군(大德郡)에 들어선 정부출연연구소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력과 리더십을 발휘하며 보잘것없던 개발도상국을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이끄는 견인차가 되었습니다. 무명의 한국 화학을 오늘날 기초와 응용연구 전반에 걸쳐 국제적인 주목의 대상으로 변화시킨 화학연도 그중 하나였지요. 화학연이 자리를 잡고 있는 탄동면 화암리(현 대전시 유성구 신성동 일원)는 탄동(炭洞)이란 지명이 말해주듯 이 일대를 병풍처럼 둘러싼 금병산의 나무들을 베어다 숯을 만드는 이들이 모여 살던 곳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명 ‘숯골’이라고도 불렸습니다. 당시의 모습은 이제 찾을 길 없지만 지금도 여전히 탄동, 숯골이란 이름을 쓰는 마트와 음식점들이 이곳의 유래를 기억하게 하는데요.     한국화학연구원 정문, 디딤돌플라자와 C 상징물 우연일까요? 아니면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을까요? 신기하게도 화학연 역시 주기율표 118종의 원소 중 가장 놀라운 화학적 다양성으로 인류 문명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온 탄소(C)를 연구소 로고와 조형물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정문 앞 화학연을 대표하는 상징물 역시 탄소를 형상화한 것이지요. 탄소덩어리 숯을 구워 팔던 마을과 이곳의 역사를 가장 현대적으로, 또 선진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화학연의 현재를 비교하다보니 대통령과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헬리콥터로 전국을 찾아다니다 빼어난 풍수지리에 반해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수도로 이곳을 낙점했다는 에피소드마저 그냥 웃고 넘길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생각까지 들게 됩니다.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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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이모저모 건강기능식품, 얼마나 알고 드시나요?

건강한 화학 건강기능식품, 얼마나 알고 드시나요? 글 | 심보경 (경기도융합과학교육원 교육연구사)     건강을 위하여 먹는 것에 어떻게 투자하고 계신가요? 하루 세 끼 식사 외에도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서 집집마다 비타민 정도는 구비하고 있을 거에요. 여기저기에서 몸에 좋다는 음식이나 건강기능식품을 많이 광고하고 있어서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일 때가 많습니다. 이번에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알아볼까요?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은 어떻게 다른가요?   어떤 식품이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고 해서 건강기능식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정보포털에서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안내하고 있습니다. 일상 식사에서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나 인체에 유용한 기능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하여 제조한 식품으로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식품을 말하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동물시험, 인체적용시험 등 과학적 근거를 평가하여 기능성원료를 인정하고 있으며 이런 기능성원료를 가지고 만든 제품이 건강기능식품입니다. 따라서 모든 건강기능식품에는 기능성 표시가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몸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고 생리기능 활성화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기능성 종류에는 영양소 기능, 질병발생 위험감소 기능, 생리활성 기능이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생긴 모양이 캡슐, 환 등으로 되어 있어 약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질병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라 식품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은 평생 먹어도 괜찮을까요?   우리 몸의 간에서는 대사 작용을 통해 물질을 분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 약, 기타 다른 물질들이 몸 안으로 들어오면 대부분은 간에서 몸에 필요한 형태로 바꾼다거나 저장한다거나 필요 없는 부분을 밖으로 내보낼 수 있도록 처리하는 일을 하는데요, 이를 대사작용이라 합니다. 우리가 몸에 좋다고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이를 간에서 처리하는 데 무리가 될 수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도 결국 간에서 처리해야 하는 물질들이니 권장 섭취량을 지켜주시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와 상담하여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요? 약물 내성은 약물을 반복적으로 사용했을 때 효과가 감소하는 것을 말합니다. 내성은 일반적으로 뇌의 수용체를 활성화하고 보상 경로를 자극하는 약물에서 나타납니다. 이러한 약물에는 알코올, 모르핀, 바르비투르산염, 리세르그산 디에틸아미드 (LSD) 및 암페타민이 포함됩니다. 약물 내성은 모든 약물 작용에 대해 균일하게 발달하는 것은 아니며, 종종 신체적, 심리적 의존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건강기능식품이 내성이 생기지는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면서 그 효능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일정 기간 복용했을 때 효과가 나타납니다. 적절한 기간 동안 복용하고 효과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같이 먹으면 좋은 건강기능식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물에 잘 녹는 수용성 비타민 C와 기름성분인 비타민 E는 같이 섭취할 경우 세포 안과 밖에서 유해 활성 산소를 제거해 항산화 효과의 시너지가 생긴다고 합니다. 다만, 비타민 E는 기름 성분인 지용성이므로 과하게 섭취하면 안됩니다. 비타민 E는 필수지방산인 오메가 3의 산화를 막아주는 역할과 흡수력을 높여주어 오메가 3와 함께 먹어도 좋다고 하네요. 오메가 3의 지방산은 쉽게 산화되는 것이 단점입니다. 철분을 먹을 때는 탄닌산이 들어있는 녹차류와 함께 먹으면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시간 차를 두고 섭취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 거에요. 더해서 종합비타민에 있는 칼슘과 마그네슘이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이 또한 함께 섭취하는 것보다 시간을 두어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타민D를 칼슘제와 함께 먹으면 칼슘의 흡수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잉으로 섭취할 경우 고칼슘혈증으로 번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식품에도 궁합이 있듯이 건강기능식품도 함께 먹으면 좋은 효과를 내는 것도 있지만, 같이 먹었을 때 유의해야하는 것도 있어요. 본인에게 필요한 것을 섭취하되, 여러 개의 건강식품 또는 약물을 함께 섭취할 때에는 전문가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겠지요?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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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이모저모 화려하고 달콤한 대체 감미료의 세상

화학 칼럼 화려하고 달콤한 대체 감미료의 세상 글 |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무(無)열량’을 뜻하는 ‘제로 칼로리’를 강조하는 음료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설탕·과당·올리고당과 같은 저분자량 탄수화물의 단맛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던 음료수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현대 화학 기술이 만들어낸 ‘대체 감미료’와 ‘대체 향(香)’ 덕분이다. 달콤한 음료의 과도한 열량에 의한 비만 등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에게 제로 칼로리 음료는 쉽게 떨쳐버리기 어려운 유혹이다. 당뇨와 같은 기저질환으로 단맛에 대한 원초적 욕망을 포기해야 했던 소비자들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그렇다고 누구나 제로 칼로리 음료를 반기는 것은 아니다. 새로 등장한 낯선 음료의 안전성을 걱정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대체 감미료와 대체 향 성분의 낯선 이름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과 두려움은 인지상정(人之常情)으로 함부로 탓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겁을 낼 이유는 없다. 제로 칼로리 음료를 가능하게 만들어준 대체 감미료는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 검증에 합격한 것이다. 뱀독이나 독버섯과 같은 치명적인 ‘급성’ 독성은 걱정할 이유가 없다. 장기간에 걸쳐서 상당한 양의 대체 감미료를 지속적·반복적으로 섭취하는 소비자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만성 독성의 가능성도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불순한 의도로 엉터리 가짜 뉴스를 쏟아내는 정체불명의 인터넷과 무책임한 황색 언론 때문에 불안에 떠는 것은 현명한 소비자의 자세가 아니다.     단맛은 원초적 욕구   단맛은 우리가 오랜 진화를 통해 획득한 가장 원초적인 욕구다. 갓 태어난 어린아이도 본능적으로 단맛을 좋아한다. 인간만 단맛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대장균(E. coli)과 같은 미물(微物)도 단맛에 반응한다. 나뭇잎을 뜯어 먹고 사는 영장류가 오래된 잎보다 새순을 좋아하는 것도 단맛 때문이다. 어린 새순에는 단맛을 내는 탄수화물의 함량이 상대적으로 많고, 질긴 섬유질이나 건강에 해로운 독성 성분이 누적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달콤한 음식과 음료를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단순한 문화·인류학적 전통이 아니다. 현대 과학에서 단맛은 포도당(glucose)의 맛이다. 가장 단순한 탄수화물인 포도당 분자가 혀에 있는 단맛 미뢰(味?)의 GPCR(G-단백질 결합수용체)을 화학적으로 자극해서 느껴지는 맛이 바로 단맛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혀를 통해서 포도당의 단맛을 애써 확인하는 데는 분명한 생리적 이유가 있다. 포도당이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源)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가장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뇌는 포도당만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 충분한 양의 포도당을 섭취하지 못하면 뇌를 비롯한 조직·기관이 생리적 기능을 상실해버릴 수 있다는 뜻이다. 혈액에 녹아있는 포도당의 양이 지나치게 줄어들 때 발생하는 ‘저혈당 쇼크’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경고다. 사탕이나 설탕을 입에 넣기만 해도 위기를 넘길 수 있다. 달콤한 설탕이 생명을 지켜주는 파수꾼이라는 뜻이다. 단맛을 내는 먹거리가 지천으로 널려있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으로는 꿀벌이 모아놓은 ‘꿀’이 가장 일반적인 ‘감미료’였다. 그러나 생산량이 지극히 제한적이었던 꿀은 귀족이나 즐길 수 있었던 귀한 사치품이었다. 숲에서 꿀을 몰래 채취해서 먹는 일은 심각한 범죄였다. 심지어 과당 덕분에 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과일이나 시럽, 또는 녹말(starch)을 가공한 올리고당이나 당(糖)알코올도 아무나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인도에서 생산한 ‘설탕’이 귀한 자연산 꿀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설탕이 본격적으로 생산·공급되기 시작한 것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였다.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사탕수수 재배와 설탕 생산의 역사는 아프리카 흑인 노예의 아픈 기억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구한말 하와이와 남미로 떠났던 우리의 이민 1세대도 힘겨운 사탕수수 재배에 동원되었다.     그런 설탕이 지천으로 넘쳐나게 된 것은 20세기의 놀라운 기술 발전의 결과다. 지금도 설탕은 전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주요 교역 상품이다. 그러나 무엇이나 지나치면 넘치는 법이다. 설탕도 예외가 아니다. 값싸고 흔해진 설탕의 지나친 소비가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역설적인 일이다.     화려한 대체 감미료의 세계   오늘날 꿀이나 설탕을 대체해서 사용하고 있는 대체 감미료는 화려하다. 스테비아·알룰로스·에리스리톨·자일리톨과 같은 천연 감미료도 계속 개발되고 있다. 자일리톨은 사슬 모양의 펜테인(펜탄)에 여러 개의 하이드록시기(-OH)가 결합되어 있는 다가(多價) 알코올이다. 자작나무가 많은 핀란드에서 19세기에 처음 생산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옥수수대를 씹으면 단맛이 나는 것도 자일리톨 때문이다. 자일리톨은 입에 넣으면 시원하게 느껴지고, 뒷맛이 남지 않는다. 혈당이 높아지지도 않고, 열량도 높지 않다. 껌에 넣은 자일리톨은 충치를 막아주고, 손상된 에나멜을 복구해주는 등 구강 보건에도 도움이 된다. 효모의 일종인 열대성 칸디다 효모를 이용해서 자일리톨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첨단 유전공학 기술도 등장하고 있다.     천연 감미료가 더 건강하고 안전하다는 인식은 합리적인 근거를 찾기 어려운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천연 감미료인 꿀·과당·올리고당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설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설탕이 생산과정에서 표백 공정을 거친 ‘정제당(精製糖)’이라서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어설픈 것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순물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황당한 억지일 뿐이다. 무엇이나 더 깨끗하고 순수한 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 사카린처럼 현대 화학적 합성 기술로 생산하는 아스파탐·수크랄로스·사이클라메이트·아세설팜포타슘·당(糖)알코올 등의 합성 감미료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의 합성 감미료는 소화 과정에서 몸속으로 흡수되지 않고 배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첨가물로 승인된 합성 감미료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많은 양을 먹어도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아무리 안전한 식품이라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설탕의 지나친 소비를 ‘탄수화물 중독’이라고 호들갑을 떨 일이 절대 아니다. 단맛에 대한 요구를 적절하게 억제하면 될 일이다.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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