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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Issue

新항암병법 ‘대식세포 특급전사 만들기’

작성자  조회수1,163 등록일2025-06-05
케미알앤디.jpg [6,782.8 KB]

KRICT 케미알앤디 <케미챌린지>

 

新항암병법

‘대식세포 특급전사 만들기’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 치료제를 활용하는 국내 의료기관의 숫자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세계 최초의 CAR-T 치료제인 노바티스 킴리아의 국내 사용승인 이후 3년 만인 현재 전국 14개 병원에서 치료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건강보험 적용으로 4억 원에 달하던 비용도 600만 원 수준으로 경감되어 많은 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지요. 하지만 이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봐야만 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Chapter 01

혈액암 환자들의 희망 ‘CAR-T 치료제’

 

CAR-T 치료제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 중 하나인 T-세포를 이용해 암을 치료합니다.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한 뒤 암세포의 특정항원을 인식하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Chimeric Antigen Receptor)를 탑재한 CAR-T 세포로 만들어 환자에게 다시 주입하면, 이들 CAR-T 세포들이 몸 전체를 돌아다니며 암세포를 제거하지요. 하늘을 떠다니다 특정목표를 찾아 타격하는 전투용 AI 드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살아 있는 약물’이라는 별명처럼 한 번 만 투여해도 체내에서 수많은 CAR-T 세포가 복제되고 암세포가 사멸된 뒤에서 장기간 생존하며 감시와 공격 활동을 이어가기 때문에 암의 재발을 막는 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국제적인 임상연구에 따르면 현재까지 CAR-T 세포 치료를 받은 전 세계 환자 중 절반이상이 암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에 도달했고 완치로 판단할 수 있는 장기 생존율은 3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기존 치료법에 반응이 없던 10명의 환자 중 8명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장기 생존율도 해외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항암치료법들을 확실히 넘어선 혁신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계도 명확합니다. 치료 대상이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 같은 B 세포 기원의 혈액암 일부에 머물고 있다는 점입니다. 폐암, 위암, 췌장암 등의 고형암에 효과적인 CAR-T 치료제는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CAR-T 치료제의 고형암 적용을 위한 연구가 매우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데요.


Chapter 02

지피지기가 필요한 ‘대식세포’

 

신제조직에서 발생하는 고형암은 혈액암과 면역반응에서 조금 다른 차이가 있습니다. 고형암세포 주변의 복잡한 생물학적 네트워크인 ‘종양미세환경’이 CAR-T 치료제의 활성화를 막는 요인이 되고 있지요. 종양미세환경에서는 암세포에 의해서 면역세포의 활성이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종양미세환경에 면역세포 중 활성화된 대식세포가 다수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암세포를 치료할 수 있는 면역세포로 대식세포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최지우 석사후연구원(1저자)이 혈액 성분을 대식세포로 배양하기 위해 피펫 도구를 이용해 여러 개의 웰(well, 작은 용기)에 옮기고 있다

 

 

대식세포는 T cell과는 확연히 다른 면역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T cell은 타겟 세포를 죽이는 것으로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만 대식세포는 타겟 세포를 죽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이 타겟 세포의 특징을 다른 면역세포에게도 알려줌으로써 대식세포이외의 다른 면역세포들도 몸 속에서 타겟 세포를 발견하면 죽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이 가능한 이유는 T cell과 달리 대식세포는 타겟 세포를 삼켜서 죽이기 때문입니다. 타겟 세포를 자기 안으로 삼킨 대식세포는 타겟 세포가 가지고 있는 특이한 단백질을 자신의 세포 표면에 제시함으로써 다른 면역세포들도 이러한 특이한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 타겟 세포를 죽일 수 있게 교육합니다. CAR 대식세포 (CAR-M)에 의한 항암 효과는 CAR 대식세포 뿐 아니라 타겟 세포의 특이 단백질을 인식할 수 있는 몸속의 모든 면역세포들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훨씬 강력한 효과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예상하였습니다. 특히 고형암 주위에는 CAR 대식세포에 의해서 교육될 수 있는 면역세포들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CAR 대식세포는 CAR T가 정복하지 못하는 고형암도 정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Chapter 03

암 정복의 신병기 ‘CAR-M’

이러한 이유로 ‘CAR-M' 치료제 개발은 CAR-T 치료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유전자세포치료제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암세포 공격을 위해 훈련시킨 대식세포의 유전자 변형 기간이 짧아 치료효과가 낮다는 게 걸림돌이 되고 있었는데요. 화학연 연구진이 대식세포에 항암 유전자를 안정적으로 삽입시키는 기술 개발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CAR-M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연구진 사진(왼쪽부터 박지훈 책임연구원(교신저자), 최지우 석사후연구원(1저자))

 

현재 혈액암 치료제인 CAR-T는 CAR 단백질의 안정적인 발현을 위해 렌티바이러스(Lentivirus)라는 전달책을 이용하여 유전자를 T cell에 전달합니다. 렌티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의 염색체에 바이러스 유전자를 삽입할 수 있어 특정 유전자를 영구히 발현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식세포는 기존 방법으로는 렌티바이러스에 의한 유전자 전달이 까다로운 세포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연구진들은 렌티바이러스 대신 아데노바이러스로 유전자를 전달하여 CAR 대식세포를 제작해 왔는데,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유전자 전달은 CAR를 지속적으로 발현시킬 수 없으므로 지속적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최지우 석사후연구원(1저자)이 대식세포를 살펴보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화학연 연구진은 아직까지 보고된 바 없던 인간 말초 혈액 유래의 대식세포를 대상으로 렌티바이러스를 이용한 유전자 전달 연구를 거듭한 끝에 대식세포 손상 없이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하였고 이를 통해 장시간 (최소 20일) 항암 기능이 유지되는 CAR-M 생산에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개발된 CAR-M은 시험관 내 실험에서도 대부분의 암세포를 먹어치워 향후 치료제 개발 시 매우 우수한 항암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화학연의 이번 연구성과가 CAR-T 치료제에 이어 인류 암 정복의 또 다른 무기가 될 CAR-M 치료제 개발의 강력한 돌파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