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피곤한 간 때문이야~.” 보기만 해도 벌써 저절로 머릿속에 멜로디가 떠오르시지요? 대한민국 제약광고 역사상 최고의 히트작으로 손꼽히는 대웅제약의 영양제 광고입니다. 전체 광고 호감지수 1위를 넘어 노래방 기계 애창곡에도 등록될 만큼 큰 호응을 얻은 이 CM송 덕분에 대웅제약은 그해 영업이익률이 2배 넘게 늘었다고 하는데요.
Chapter 01
80년 의약보국의 한 우물
대웅제약은 우리나라가 해방되던 해인 1945년 설립된 토종 제약회사입니다. ‘의약보국’이란 사훈처럼 국민 영양제 우루사(1961년 출시)를 비롯해 많은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건강기능식품들을 생산하며 한국인들의 건강을 지켜왔지요.
대웅제약은 또 다른 토종 제약사 유한양행, 종근당, 녹십자, 한미약품 등과 함께 국내 신약 개발의 선두 그룹에서 세계적인 혁신신약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대웅제약은 이들 국내 5대 제약사 가운데서도 가장 활발한 오픈 이노베이션 움직임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국내외 굴지의 제약사들이 대부분 정보 독점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경향과 달리 연구소, 벤처스타트업 등과 협업해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반성장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박준석 대웅제약 신약Discovery센터장(왼쪽)과 최우진 화학연구원 화학플랫폼연구본부장이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올해 1월 대한민국 신약 개발사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또 다른 행보로 다시 한 번 각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바로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자사의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화학연의 한국화합물은행에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화합물 라이브러리란 다양한 화합물들을 체계적으로 수집·저장하고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와 물질 집합체들을 뜻합니다. 신약 연구개발에 필요한 화합물을 한곳에 모아 관리하는 ‘씨앗 창고’인 셈이지요. 신약 연구개발의 출발점인 후보물질 발굴과 검증이 여기에서부터 시작되는 만큼 평균 10년 이상의 연구 기간과 수조 원의 연구비, 또 막대한 인력이 투입되는 신약 개발 과정을 단축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화학연 한국화합물은행은 25년간 모은 약 75만 종 이상의 대규모 화합물 정보를 기반으로 국내 산·학·연의 신약개발 및 바이오 연구를 지원해 온 범국가적 연구 인프라입니다. 또한 인공지능 기반의 화합물·빅데이터 공동활용 플랫폼과 웹서비스를 구축해 국내 연구자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요. 이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개방형 혁신 사례로 국내외의 큰 주목을 받아 왔습니다.

한국화합물은행
하지만 대표적인 화합물 제공 주체인 민간 제약사들의 경우는 화합물이 중요한 자산으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화합물 라이브러리의 외부 기탁과 공유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 왔습니다. 따라서 한국화합물은행에 제약사가 화합물을 제공한 사례는 극히 드물 수밖에 없었습니다.
Chapter 02
큰 곰과 큰 숲의 만남
하지만 대웅제약이 이번에 국내 제약사 가운데는 처음으로 자사의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한국화합물은행에 제공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줄곧 고수해 온 폐쇄적인 고립정책에도 상당한 변화가 전망되고 있습니다.

선제적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대웅제약은 한국화합물은행 기탁을 계기로 내부 연구 화합물의 외부 활용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한편, 기존에 보유해 온 화합물의 새로운 잠재적 가치를 확보해 나갈 계획인데요. 한국화합물은행에 기탁한 화합물을 기반으로 국내 연구자들이 새로운 질병의 타깃이나 작용기전을 발견한다면 대웅제약 역시 해당 연구자와 협의해 신약 개발에 참여하거나 이익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대웅제약의 박준석 신약 디스커버리 센터장은 “이번 화합물 기탁 및 활용 업무협약은 대웅제약의 핵심 연구자산을 국내 연구자들에게 개방함으로써 신약 개발 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국내 제약사로서는 최초의 화합물 기탁 사례인 만큼 연구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합니다.
조남철 화학연 한국화합물은행 센터장 역시 "대웅제약의 화합물 기탁이 국내 신약 개발 연구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화합물은행은 계속해서 국내 연구자들에게 더욱 실질적인 연구자원을 제공하고 국내에서 개발되는 유망 후보물질과 신약기술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상용화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그간 국내의 많은 연구자들이 한국화합물은행으로부터 제공받은 화합물로 각종 암과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에 관한 논문 발표와 기술이전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웅제약의 이번 기탁 결정은 양 기관뿐만 아니라 국내 신약연구개발 환경 전반에 걸쳐 새로운 변화와 성장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설립 이후 80년간 의약보국의 길을 걸어온 대웅제약과 한국화합물은행의 협력이 악화되는 투자 여건에 더해 동맹국도 예외 없는 미국의 고율 관세 부가 가능성 때문에 더욱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는 국내 신약 연구개발 환경에 빠르고 효과 좋은 피로회복제가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