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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Issue

MIT가 픽한 올해의 혁신기술 ‘지속가능 항공유’

작성자  조회수2,923 등록일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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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포커스

MIT가 픽한 올해의 혁신기술

‘지속가능 항공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는 매년 과학기술분석 잡지 ‘MIT 테크리뷰’를 통해 그해 가장 주목해야 할 10대 혁신 기술(Breakthrough Technology)을 선정합니다. 명실상부 글로벌 탑 이공계 대학이자 전 세계의 연구개발 트렌드를 좌우하는 영향력을 가진 만큼 학계와 산업계, 투자업계를 가릴 것 없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곤 하는데요.


Chapter 01

항공기 엔진이 내뿜는 온실가스

 

 

올해 초 발표된 2025년 주목할 10가지 기술에서 가장 눈에 띄는 영역은 역시 전 세계적 화두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 분야입니다. 앞서 2021년 생성형 인공지능을 10대 혁신기술로 선정한 바 있는 MIT 테크리뷰는 올해 다시 한번 생성형 인공지능 검색, 효율이 좋은 소형 언어모델, 인공지능으로 고속 학습하는 로봇의 3개 기술을 목록 최상단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리고 MIT 테크리뷰가 주목한 또 다른 축은 기후위기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응하는 ‘온실가스 감축’ 기술입니다. 재미있게도 가장 먼저 소개된 것은 소 트림 감소제입니다. 반추동물인 소와 양, 염소는 되새김질을 하는 소화 과정에서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0%에 가까운 메탄가스를 대량 내뿜고 있습니다. 따라서 제조업뿐만 아니라 축산업에서도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매우 절실한 가운데 소의 트림을 억제해 메탄 배출량을 크게 줄이는 사료 첨가제가 잇달아 개발되고 있는 것이지요. 리뷰에 따르면 이미 메탄 배출량을 30%까지 줄일 수 있는 사료 첨가제가 시판되고 있는 가운데 최대 80%까지 메탄을 줄이는 홍조류 추출 물질도 제품화가 임박했다고 하네요.

 

 

 

또 하나 여행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더 귀가 쫑긋해질 만한 기술도 있습니다. 바로 재활용 원료로 만드는 ‘지속가능 항공유’입니다. 항공 산업은 전 세계적인 교류와 경제 성장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고출력 엔진이 내뿜는 온실가스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작지 않아 혁신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항공 산업의 탄소 발자국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지속가능 항공유(Sustainable Aviation Fuel, SAF)가 제트연료의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Chapter 02

빠르게 의무화되는 SAF

 

 

SAF는 폐식용유, 농축산 폐기물, 바다의 조류,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까지 다양한 재활용 원료를 이용해 만드는 청정연료입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이를 기존의 항공유와 혼합해 사용하는 비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지요.

 

 

유럽연합(EU)과 영국은 올해부터 전체 항공유 수요의 최소 2%까지 SAF 사용을 의무화한 데 이어 SAF 기술개발과 대량공급이 확실해질 2050년에는 사용 비율을 70%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3년 전 바이든 대통령 시절부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SAF 개발 프로젝트에 약 8천억 달러 이상을 투입하고 있는 미국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2050년 100% 사용 의무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들 유럽과 미주의 공항을 오가는 우리나라의 항공사들 역시 SAF 의무화의 예외가 될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이 지난해 국내 최초로 SAF와 일반 제트연료를 혼합한 항공편의 운항을 개시한 가운데 다른 항공사들도 SAF 혼합유를 급유한 국제선 운행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직까지 생산량이 매우 적고 가격이 비싼 SAF의 사용 증가로 인해 당분간 연료비용 상승과 항공료 인상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SAF 생산 확대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화학연의 ‘탄소자원화 플랫폼 화합물 연구단’이 유기성 폐자원에서 SAF를 제조하는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음식물쓰레기, 하수 찌꺼기, 동물분뇨를 이용해 바이오가스를 만들고 여기에서 지속가능 항공유를 생산하는 통합 실증기술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지요.


Chapter 03

바이오·매립지 가스로 항공유를

 

 

2022년 출범한 탄소자원화 플랫폼 화합물 연구단(단장 이윤조 책임연구원)은 화학연을 중심으로 서울대, KAIST,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LG화학 등 22개 산학연 160여 명의 연구인력이 함께 뭉쳐 초기 시장 단계인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 기술의 상용화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업단은 현재 기존 산업에서 버려지는 저렴한 탄소 자원을 고부가 물질로 전환하는 CCU 기술의 실증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주요 목표 중 하나가 바로 세계 항공업계의 숙원인 지속가능 항공유의 고효율 생산기술 개발입니다.

 

 

이를 위해 연구단은 혐기성 소화 가스(CH4+CO2)로부터 합성가스를 제조하고, 이를 피셔-트롭쉬 반응으로 항공유를 생산하는 고성능 하이브리드 촉매, 중소 규모의 바이오·매립지 가스 전환에 최적화된 콤팩트 마이크로채널 반응기 및 하루 100kg의 지속가능 항공유를 만들어내는 통합공정 플랜트 기술의 실증에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개발되는 촉매 소재, 반응기 등의 대형화를 통해 2026년부터 본격화될 ‘CCU 메가프로젝트’에 핵심적인 기술적 동력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지속가능 항공유를 제조하는 10kg/d급 미니 파일럿 플랜트

 

 

오는 2030년까지 약 1천 9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CCU 메가프로젝트는 출연연과 대학 등의 연구기관은 물론 이산화탄소 발생원이 존재하는 수요기업, CCU 제품 활용 기업, 감축량 평가·검증 기관 등이 모두 참여해 이산화탄소 공급부터 재활용까지 CCU 전주기 밸류체인과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실증 지원 사업입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등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는 하루 약 10~12만 편의 항공기가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시간당으로 따지면 지금 이 순간에도 최소 1만 대 이상의 비행기가 내 머리 위를 부지런히 오가는 중인데요. 놀랍게도 그중 전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하늘길이 하루 230여 대의 항공편, 연간 약 1,500만 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서울-제주 간 항공노선이라고 합니다. 날로 악화되는 지구환경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열심히 플라스틱 쓰레기를 분류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도 그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비행기 여행만큼은 쉬이 욕구를 버리기가 어려운 것이었는데요. 화학연의 깨끗하고 효율적인 지속가능 항공유 개발 소식이 항공기 탑승을 기다리는 여행객들의 부푼 마음을 더 가볍고 즐겁게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