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ICT 케미알앤디
펄펄 끓는 지구 폭염 식힐
'CCU 기술' 실증 시동

기상관측 117년 만의 역대급 폭염에 국내 온열질환자 수가 사상 처음 200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아직 7월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무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릴 8월말까지 얼마나 더 많은 열사병 환자가 집계될지 예단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부 기후보건 영향평가의 특정 시나리오에 따르면 폭염 사망자수가 2080년 30배까지 늘어설 가능성도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Chapter 01
정신건강까지 위협하는 기후변화
전례 없는 극한 기상현상에 신음하는 것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닙니다. 유럽과 동아시아 주요 도시들도 잇따라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하며 지구 전반의 기상지도가 동시다발적으로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편 미국과 중국 등지에서는 기록적인 폭우로 인명과 재산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질병관리청과 대한예방의학회가 개최한 기후보건포럼에서는 전 세계 청소년과 청년층 사이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기후 불안(climate anxiety)이 중요한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기후변화를 막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체념이 우울, 불안, 분노, 무기력 등의 정서 반응을 넘어 어느새 교육과 진로, 결혼과 출산 같은 삶의 중요한 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어느새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기후변화가 개선을 위한 행동을 유도하기보다 ‘가마솥 개구리’처럼 대응 의지를 점점 더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의미인데요.
하지만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라는 영화의 명대사처럼, 좀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상황 속에서도 냉철한 이성과 합리적 사고로 탈출구를 찾고 있는 과학자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당면한 기후변화 위기뿐만 아니라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현대문명 전반의 에너지 패러다임까지 바꿀 수 있는 혁신기술들이 세계 도처에서 개발되고 있습니다.

탄소포집활용(CCU) 연구지원동
지난 5월 여수에서 문을 연 화학연의 탄소포집활용(CCU) 실증지원센터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 센터는 화학연이 보유한 CCU 원천기술을 실증하는 대규모 설비로 실제 상용화를 향한 ‘발사대 플랫폼’이라 할 수 있습니다.
Chapter 02
탄소중립 최대 기대주 'CCU'
CCU(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는 세계 각국이 사력을 다하고 있는 2050 탄소중립 정책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기술 로드맵 중 하나입니다. 화석연료의 화학연료 및 화학원료로의 전환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자원화 하는 기술이 서로 양립하기 힘든 이산화탄소 감축과 지속가능한 산업 발전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양수겸장의 방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탄소중립 실현의 최대 기대주로 떠오른 CCU 기술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공장 굴뚝과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것은 여전히 기술적으로 어렵고 경제성도 떨어집니다. 산업적 활용은 더 어렵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탄소중립 프로젝트를 통해 포집되는 연간 4천만 톤의 이산화탄소 중 재활용되고 있는 것은 현재 약 10%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요. CCU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여전히 포집과 활용 전반에 걸쳐 높은 기술 장벽을 넘기 위한 끈질긴 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 구축 현황 (1차 석유화학 촉매공정 실증지원센터, 2차 탄소포집활용(CCU) 실증지원센터)
이 가운데서도 연구 성과의 실증은 실험실 기술의 불확실성과 시장진입의 장벽을 낮춰주는 상용화의 중대 관문입니다. 약 4년여에 걸친 공사 끝에 비로소 시운전이 시작된 화학연의 탄소포집활용(CCU) 실증지원센터에 벌써부터 많은 국내 관련기업들의 협력방안 문의가 쏟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더불어 향후 동북아 최대의 탄소중립 기술 상용화 허브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큽니다.
Chapter 03
CCU 상용화의 허브로

탄소포집활용(CCU) 실증지원센터가 자리를 잡은 여수·광양 지역은 대산, 울산, 포항과 함께 국가주력산업인 석유화학·정유·철강 산업을 이끌어 온 중요한 거점도시입니다. LG화학, GS칼텍스, 여천NCC, 한화솔루션, E1, 금호석유화학그룹, 남해화학, KCC, 바스프 같은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협력업체들이 밀집하며 단일 석유화학단지로는 세계 1위, 산업단지 규모로만 놓고 봐도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지요.
하지만 최근 정부가 이 지역을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한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의무에 발맞춰 친환경 신화학 산업단지로의 대대적인 변신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석유화학 국가산업단지와 제철소를 끼고 있는 여수·광양만 권역은 화학·철강 산업의 밸류체인 구축이 용이한 탄소중립 화학공정 실증 연구의 최적지이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여수에 탄소포집활용(CCU) 실증지원센터가 자리를 잡은 것도 급변하는 글로벌 에너지산업 환경 속에서 한국이 다시 한 번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준비되고 있는 큰 밑그림이라 할 수 있지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석유화학산업 거점 여수를 기반으로 동북아 최대의 CCU 기술 상용화 허브를 구축하려는 것입니다.
이 같은 큰 그림 속에 국내 유일·최대 규모의 CCU 원천기술 실증 인프라를 확보한 탄소포집활용(CCU) 실증지원센터는 올해 하반기 관련 기업들과의 본격적인 실증 협력연구와 함께 데모 플랜트 및 상용화 공정 개발을 목표로 한 과기부 ‘CCU 메가 프로젝트’에도 큰 힘을 보탤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국내 석유화학 산업계 전반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국가 탄소중립 기술개발 정책 지원, 전남(여수) 지역 산업정책 지원을 비롯해 중소·중견 기업 애로기술 해결을 위한 연구 지원과 실증설비 교육을 통한 인력 양성 사업도 추진할 계획인데요.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첫 발을 내딛은 탄소포집활용(CCU) 실증지원센터의 걸음걸음이 전 세계의 희망이 되고 있는 CCU 원천기술 상용화의 중대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