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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Special

더 오래, 더 실감나게 '디지털 사이니지' 성능을 높여라!

작성자  조회수2,848 등록일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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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스페셜
더 오래, 더 실감나게
'디지털 사이니지' 성능을 높여라!

 

 

SF영화의 고전 ‘블레이드러너’(1993)는 개봉 당시 인상적인 첫 장면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초대형 스크린과 입체광고들로 가득한 도시의 미래상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고 호평을 받았지요. 영화가 예견한 미래도시의 모습은 30년이 흐른 지금 매우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습니다. 고층빌딩, 광장, 쇼핑몰,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까지 시선이 닿는 곳이면 어디서나 크고 작은 화면에서 뉴스와 동영상 광고들이 흘러나옵니다. 텔레비전, 컴퓨터, 스마트폰에 이어 제4의 미디어로 불리는 ‘디지털 사이니지’가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입니다.


Chapter 01
옥외광고와 디지털의 결함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는 공공장소나 상업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옥외광고를 말합니다. 기존의 옥외광고들이 개별적인 교체 작업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던 것과 달리, 디지털 사이니지는 네트워크를 통해 영상과 정보를 수시로 바꿀 수 있는 데다 화려한 미디어아트와 입체감이 극대화된 3D콘텐츠까지 다채로운 시각효과로 인기몰이를 하며 옥외광고의 대세로 자리를 잡고 있지요. 

 

 

코로나19 사태 이후 보편화되고 있는 비대면 트렌드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무인 주문과 결제가 가능한 키오스크와 드라이브스루 매장 등 디지털 디스플레이의 쓰임새가 더욱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빠른 기술 발전 속에 그간의 단순했던 직사각 형태에서 벗어나 구체형, 물결형, 큐브형 등 더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함에 따라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전 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이 올해 약 28조 원 규모에서 2029년 273억 달러(약 38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는데요. 

전통의 디스플레이 기술 강국인 우리나라는 현재 급부상하고 있는 글로벌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에서도 경쟁국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입니다. 그중에서도 주로 실외에서 사용되는 디지털 사이니지가 햇빛, 온도, 습도 같은 외부 환경으로 인해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현상을 막기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요. 최근 국내 유수의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황변현상’을 최소화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Chapter 02
햇볕 아래서도 선명한 화면 

황변현상은 디지털 사이니지의 디스플레이 화면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노랗게 변색되는 현상입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옥외의 강한 햇볕 아래서도 밝고 선명한 화면을 보여주는 고휘도 디지털 사이니지에서 더 자주 발생합니다. LG전자가 새로 개발한 ‘안티 디스컬러레이션(Anti-Discoloration)’은 디지털 사이니지의 방열 기술을 개선하고 햇빛에 강한 소재를 적용해 황변현상을 최소화하고 야외에서도 긴 수명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특히 세계 최초로 글로벌 시험·인증기관(UL솔루션즈)의 검증을 획득해 관련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한국화학연구원과 LG전자 연구진이 공동으로 개발한 사이니지용 디스플레이 필름. 햇빛에 의해 노랗게 변성되는 '황변 현상'을 최소화해 야외에서도 긴 수명을 구현했다.

 

향후 한국산 디지털 사이니지의 국제적인 신뢰성 확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이번 기술 개발에는 숨은 조력자가 있습니다. 바로 화학연 신뢰성평가센터의 이왕은 박사 연구팀이지요. 화학연과 LG전자 공동연구진은 먼저 디지털 사이니지 디스플레이의 일부 구성품에서 황변이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하는 데 힘썼습니다. 이를 통해 발견한 황변현상 유발인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디스플레이의 구조를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도 변색을 최소화하고 사용수명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안티 디스컬러레이션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와 함께 안티 디스컬러레이션 기술이 적용되는 디지털 사이니지 제품의 사용수명을 보증하는 평가법과 변색에 대한 내구성을 판정하는 방법까지 새로 개발하며 국산 디지털 사이니지의 신뢰성을 보증할 수 있는 순수 국내 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인데요. 

 

 

Chapter 03
대외 신인도의 생명 '신뢰성' 

 

한국화학연구원 신뢰성평가센터에서 사이니지용 필름들의 광조사 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화학소재의 수명은 영구적일 수 없습니다. 시간의 흐름과 환경의 변화에 따라 차츰 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요. 따라서 화학 소재의 생로병사에 해당하는 초기물성과 수명예측, 잠재적인 고장과 불량원인 등에 대한 신뢰성 평가는 디스플레이와 같은 국가주력산업의 대외 신인도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이에 따라 화학연은 2001년 화학소재의 신뢰성 평가 실시기관인 신뢰성평가센터를 설립해 관련 산업계를 지원해왔습니다. 미국의 항공우주산업이 나사(NASA)를 중심으로 신뢰성평가기법을 구축해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고 있는 것처럼 화학 분야 국내 유일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화학연이 국내 관련 산업계의 신뢰성 향상을 이끄는 전진기지가 되고자 한 것이지요. 

 

신뢰성평가센터 연구팀(왼쪽부터 정고운 연구원, 이왕은 책임연구원, 허규용 센터장, 윤환희 선임연구원, 조혜진 연구원)

신뢰성 평가의 스펙트럼은 화학소재가 사용되는 현대 산업 전반에 걸쳐 매우 폭이 넓습니다. 일상 생활용품부터 전자제품, 자동차, 건축자재, 통신부품까지 실로 다양하기가 이를 데 없지요. 또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서로 다른 기후 환경에서도 모두 잘 견딜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신뢰성평가센터 연구진은 화학분석·열특성분석·미세조직분석·표면분석·기계적특성평가·가속열화시험 등 약 200종 이상의 첨단 시험평가분석 장비를 기반으로 햇빛, 열, 수분 등 가혹한 사용 환경에서 화학소재의 변질을 평가하고 수명을 측정하는 내후성 시험 기술의 개발에 힘쓰며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많은 기여를 해왔는데요.

기업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모범적인 협업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이번 기술 개발이 세계 곳곳을 밝고 선명하게 비춰 온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재도약과 주도권 확보에 큰 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