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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Issue

바다거북에게 희망을 “안 썩는 어망은 이제 그만!

작성자  조회수963 등록일2025-06-25
케미알앤디_01.png [19,687.5 KB]

KRICT 케미알앤디 <케미챌린지>

 

바다거북에게 희망을

"안 썩는 어망은 이제 그만!"

 

 

 

 

최근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해변에서 우연히 돌고래 떼가 뛰노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굳이 돌고래들에게 스트레스가 된다는 보트투어를 이용하지 않아도 돌고래들과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애월읍 방파제, 대정읍 노을해안로 같은 숨은 명소들에 대한 소문이 알음알음 방문객들을 불러모으고 있지요.


Chapter 01

폐그물 걸려 목숨 잃는 해양 생물들

 

 

현재 제주연안에는 약 100~120마리 가량의 남방큰돌고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멸종위기종이자 국제보호종인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하는 데 앞장서 온 정부와 제주도민들의 오랜 노력이 보물섬 제주에 새로운 매력을 더하고 있는 것인데요.

하지만 제주의 남방큰돌고래는 여전히 여러 인간 활동으로 인해 심각한 생존의 위기에 처하곤 합니다. 과도한 보트투어가 먹이활동과 휴식을 방해하고, 해양 쓰레기들로 서식지가 파괴되는 사례가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지요. 특히 더 마음이 아픈 것은 바다에 버려진 폐그물에 걸려 신음하는 돌고래들에 대한 끊이지 않는 소식입니다.

 

매년 수십 마리가 폐그물에 걸려 죽은 채로 발견된다는 제주의 바다거북도 걱정입니다. 지난 5월 제주 의회에서 열린 '바다거북의 좌초와 죽음을 막기 위한 전문가 워크숍'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해양경찰에 신고된 것만 해도 총 158마리의 바다거북류가 좌초·혼획·방류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바다거북의 좌초와 죽음을 초래하는 원인 중에 가장 치명적인 것이 바다에 버려지는 폐그물류인 것으로 분석됐지요.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와 테즈메이니아 대학 연구진은 전 세계 바다에 버려지는 폐그물과 낚싯줄의 양이 지구를 18번 휘감을 수 있을 정도로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는 이렇게 해양을 떠도는 폐그물과 폐의류, 포장재 등의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매년 포유류 10만 마리, 조류 100만 마리가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요.


Chapter 02

해양 쓰레기 걱정 없는 ‘착한 어망’

 

폐그물과 폐의류 등의 플라스틱 폐기물은 땅에서도 분해가 느리지만 바다에서는 더욱 분해가 되지 않아 해양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렇게 썩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생분해성 고분자가 개발되고 있지만 내열성·내구성이 떨어져 어망과 의류에 적용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지요.

 

주요 연구진(왼쪽부터 전현열 책임연구원(교신저자), 박성배 선임연구원(1저자), 김효정 선임연구원(교신저자))

 

이런 가운데 화학연 연구진이 바다에서 쉽게 분해가 쉽게 되지 않는 나일론 폐기물의 문제를 기존의 생산 설비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해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화학연과 인하대·서강대 공동연구팀이 해양에서 1년 안에 생분해되면서도 강도와 유연성은 기존의 나일론 소재와 같은 ‘폴리에스터-아마이드(PEA)’ 고분자를 개발한 것입니다. 이는 생분해를 촉진하는 에스터와 질긴 특성을 갖는 아마이드를 최적 비율로 결합해 어업용 그물과 의류 등에서 요구되는 내구성과 높은 분해성을 동시에 확보한 것인데요.

실제 해양 분해 시험 환경 및 분해 테스트 결과

 

연구진은 이에 더해 10L 규모의 대형 반응기에서 PEA 고분자를 산업적 규모(4kg)로 생산하는 데 성공하며 기존 폴리에스터 생산 설비의 작은 수정만으로도 대량 생산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생산된 PEA 고분자는 포항 앞바다에서 1년간 담가 실험한 결과 기존 생분해성 플라스틱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최대 92.1%의 생분해율이 확인되었지요.

 

신규 생분해 플라스틱(PEA 소재)을 쌀알 형태로 만든 펠렛 및 이를 가공해 만든 생분해 필름, 섬유 등 시제품

 

신규 생분해 플라스틱(PEA 소재)이 쌀알 형태(펠렛)로 가공된 모습, 산업체에서 펠렛을 이용해 생분해 섬유 등 최종 제품 생산 가능

 

새로 개발된 PEA 고분자는 인장강도 역시 나일론이나 PET보다 우수한 110MPa를 기록했는데요. 실제 PEA 고분자 소재로 만든 실 한 가닥이 10kg의 물체를 들어 올려도 거뜬하다는 사실 역시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또한 열을 견디는 내열성이 150℃의 다림질에도 견딜 정도여서 어망은 물론 낚싯줄과 옷감, 튼튼한 식품포장재까지 다양한 분야의 친환경 산업소재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해당 소재로 만든 제품의 상용화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실제 산업 적용 검증까지 마치면 빠르면 2년 내에도 실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나일론 같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질기고 튼튼한 물성과 함께 생분해성까지 갖추며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의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른 이번 연구 성과가 제주 바다를 넘어 전 세계 해양 생태계 보호의 든든한 방파제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