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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Issue

탄소국경 넘는 사다리 ‘CO2 직접전환 기술’

작성자하이브파트너스  조회수661 등록일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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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아리아리

* 아리아리는 ‘어려워도 함께 헤쳐가자’라는 뜻의 순우리말입니다.

탄소국경 넘는 사다리
‘CO₂ 직접전환 기술

 

 

 

 

올해는 2016년 발효된 파리기후변화협정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하는 원년입니다.
국제사회는 앞으로 5년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조정하고 이행상황을 보고하며
지구의 기온상승폭을 낮추기 위한 범지구적 공동행동에 나서게 되는데요.
세계 각국에 부여된 2050년 탄소중립의 의무는 비단 환경뿐만 아니라
경제와 산업에서도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탄소세와 탄소국경세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탄소중립 이행 방안을 논의하는 유엔기후협약당사국총회가 개최됩니다. 이 자리에서는 파리협약에서 약속한 글로벌 탄소시장 추진 방안 등이 최우선 의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전 세계 수출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탄소세’와 ‘탄소국경세’에 관한 논의이지요. 먼저 탄소세는 자국 내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제도입니다. 1990년 핀란드가 가장 먼저 도입한 이후 현재 세계 50여 개 국에서 시행 중인데요. 올해 탄소세를 도입한 독일의 경우 이산화탄소 1톤당 평균 25유로의 탄소세를 기업에 부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탄소중립선언 이후 탄소세 관련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입니다. 탄소국경세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국가에서 적은 국가로 상품과 서비스를 수출할 때 적용되는 관세입니다. 수입품이 역내에서 생산한 제품보다 얼마나 더 많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는지를 따져 비용을 부과하는 것인데요.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 중 하나인 EU가 2023년부터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과 중국 역시 검토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수출 한국 앞에 놓인 장벽


탄소세와 탄소국경세는 세금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조치로 평가받고 있지만 기업들의 막대한 비용 부담과 소비자 전가문제 등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 사실상의 추가 관세이자 보호무역조치인 탄소국경세는 수출비중이 매우 높은 우리나라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게 분명합니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비중이 약 40%에 이르는 수출대국입니다. EU, 미국, 중국 등의 주요 수출국들이 탄소국경세를 도입하면 막대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국내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2030년 경 약 1조 8700억 원의 추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주요 수출품의 중간재를 공급하는 철강과 석유화학의 비용 상승이 국내 산업 생태계 전반의 심각한 타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 산업 분야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신기술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화학연이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저감하는 동시에 이를 나프타 생산에 재활용할 수 있는 고성능 촉매 기술을 개발해 국내 산업계에 많은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원천기술 넘어 상용화로

 

이산화탄소를 나프타로 직접 전환하는 고성능 촉매를 개발한 화학연 연구팀(좌) / ACS Catalysis 2월호 논문 표지 사진(우)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중추를 이루는 아주 중요한 원료물질입니다. 나프타를 이용해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의 소재가 만들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합성수지, 합성섬유, 염료, 의약품 등 광범위한 분야의 제품이 생산되지요.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규모가 큰 만큼 나프타 사용량도 연간 약 5,700만 톤에 이릅니다. 문제는 나프타 생산과 활용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며 약 2,800만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는 것인데요. 화학연 C1가스·탄소융합연구센터가 개발한 ‘이산화탄소 나프타 직접전환 기술’은 800℃ 이상의 고온과 다단계의 화학반응 공정이 필요한 이산화탄소 간접전환 방식과 달리 쉽고 단순하게 이산화탄소를 나프타로 전환시킬 수 있습니다. 300℃의 낮은 온도에서 한 단계의 공정만으로 진행돼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지요. 기존의 직접전환 공정 기술은 촉매의 성능이 떨어져 이산화탄소 전환 효율이 낮고 다량의 부산물이 생겨 상용화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던 중 원자 단위의 코발트를 철과 합금하면 성능이 대폭 향상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요. 이를 통해 낮은 온도에서도 이산화탄소를 쉽게 반응시키는 동시에 일산화탄소, 메탄 등의 부산물도 적게 생성하는 고성능 촉매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새로 개발된 촉매의 직접전환 수율은 기존 직접전환 기술보다 크게 향상된 22%를 기록했는데요. 연구팀은 이 기술이 2030년 이후 상용화되면 석유화학산업 온실배출량의 약 7.4%를 저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화학연은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산업부생가스인 C1가스를 안전하게 회수하고 이를 다시 청정연료와 기초 화학원료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해왔습니다. C1가스는 이산화탄소(CO₂), 일산화탄소(CO), 메탄(CH₄)처럼 탄소의 개수가 1개인 가스인데요. 에너지 자원화 가능성과 높은 온실가스저감 효과 때문에 C1 가스 활용에 대한 국제적 관심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온·고압 상태와 다양한 공정의 필요로 경제성이 떨어져 이를 극복할 저온·저압 직접전환 기술과 핵심 촉매의 개발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편 이번 이산화탄소-나프타 직접전환 기술 개발의 주역인 전기원 박사팀은 앞서 지난해에도 이산화탄소를 휘발유로 직접 전환하는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전환공정의 핵심인 촉매를 최적화하는 데 성공하며 주목을 받은 바 있는데요. 연구팀은 이들 이산화탄소 직접전환 원천기술을 태양광, 풍력 등의 친환경에너지와 연계해 석유자원을 대체하는 동시에 온실가스를 대량 저감할 수 있는 후속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