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1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힘 ‘과학기술’
사실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정답과 글자 수만 조금 다른 ‘보기 ②’는 어디에서 나온 말일까요? 놀랍게도 오바마 미국 대통령보다 무려 80년이나 앞선 1935년, 우리나라의 조선발명학회가 주최한 ‘과학데이’의 포스터에 등장한 문장입니다.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시대에도 과학기술이 민족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참고로 ③번은 인터넷, GPS, 자율주행, 드론, 스텔스 등의 혁신기술을 탄생시켜 온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창설 슬로건입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에서도 부국강병과 태평성대로 기록되는 세종과 정조 시대의 이면에는 늘 과학기술의 발전이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우리나라를 반세기만에 선진국 대열로 끌어올리는 신호탄이 된 1960년대의 경제개발계획도 마찬가지이지요. 오늘날에도 이런 사실에는 한 치의 변화가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스스로에게 또 하나의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더욱 치열해진 21세기 기술패권 경쟁의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은 국가의 생존과 번영과 미래를 위해 어떤 과학기술 전략을 준비하고 있을까요?
Chapter 02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 '123대 국정과제'
이재명 정부는 지난 9월 16일 국무회의에서 임기 내 중점 추진할 국정과제를 최종 확정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국정과제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비전 아래 5대 국정목표와 23대 추진전략,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총 123개의 과제로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끄는 핵심 로드맵이 될 예정이지요. 과학기술은 이 가운데서도 국가의 혁신적인 미래를 설계하고 실현하는 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전략 자산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화학연은 1976년 설립 이후 지난 50년간 시대와 상관없이 늘 국정과제 실현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과학기술 정책의 상수라 불릴 만한 이유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123대 국정과제’ 중 무려 12%에 달하는 15개 국정과제가 화학연의 R&D 역량과 직·간접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국가의 발전에서 화학연이 차지하고 있는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지요.
현 정부의 과학기술 핵심 전략은 ‘AI 3대 강국 도약’과 ‘과학기술 5대 강국 실현’입니다. 이를 위해 기초연구 생태계 조성과 전략기술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요. 화학연 역시 이 같은 국가적 움직임에 발맞춰 △화학공정 △화학소재 △의약바이오 △정밀·바이오화학 △화학플랫폼 등 5대 연구본부를 중심으로 국정과제와의 연계를 한층 강화해 나가고 있는데요. 특히 ‘신성장동력 발굴·육성’과 ‘주력산업 혁신’의 국정과제는 화학연의 5개 연구본부와 동시에 연관되어 있어 국가 산업 고도화와 첨단화를 위해 기존보다 한층 유연한 다학제적 융합기술 개발이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Chapter 03
국정과제 구현의 선도기관 '화학연'

화학공정 분야의 국정과제는 깨끗한 대기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 화학기술 개발이 중점으로 이루고 있습니다. 화학연은 그간 저활용 화학자원의 밸류업, 에너지저감형 기초화학원료 개발, 폐기물 저감 바이오플라스틱 등의 친환경 공정기술 연구개발을 통해 탄소중립 실현의 기술적 해법을 제시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국정과제 하에서도 플라스틱 재자원화 기술 개발과 인증 지원, 탈플라스틱 로드맵 수립 등에 기여하며 기후테크를 활용한 산업 구조 혁신과 인프라 구축에 많은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화학소재 분야의 국정과제 실현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첨단소재 기술 확보와 에너지 전환 대응이라는 두 가지 방향에서 전개되고 있습니다. 화학연은 그간 반도체와 이차전지, 차세대 태양전지 등의 고부가가치 화학소재 기술 개발을 통해 국가전략기술의 기반을 다져왔습니다. 또한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 폐배터리 재사용 등 재생에너지 및 순환경제 관련 기술 개발을 통해 탄소중립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계속해서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과 에너지 대전환에 필요한 공공주도 대형 R&D를 이끌어가는 선도기관의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국정과제 중 국민 삶의 질 향상과 바이오헬스 산업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의약바이오 분야에서 화학연은 그간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와 감염병 대응 기술 개발을 통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에도 역시 신약 개발과 감염병 대응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분야에서 더욱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의료 AI, 바이오 소재 후보물질 생산이 가능한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 도심 집적형 바이오클러스터 육성, 클러스터 간 시설·장비 공유를 위한 버추얼 플랫폼 개발 등의 바이오 분야 인프라 구축도 화학연의 공공 연구 허브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밀·바이오화학 분야의 국정과제 실현은 산업 고도화와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될 전망입니다. 화학연은 이 분야에서 그간 고부가가치 정밀화학소재 개발과 폐기물 저감 바이오플라스틱 기술 등의 국가 전략기술 확보에 기여해 왔습니다. 이에 더해 앞으로는 정밀화학소재 기술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세계를 선도할 넥스트(NEXT) 전략기술 육성’, △‘신성장동력 발굴·육성’, △‘주력산업 혁신’ 등의 국정과제 실현을 위한 정밀화학소재 기술과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큰 역할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또한 기초-응용-사업화의 전주기 지원과 시험·인증 허브라는 플랫폼 기관으로서의 기능을 확대해 산업계와의 공동 실증 및 대규모 상용화 기술 확보를 통한 실질적인 성과 창출에 더욱 주력해야 할 상황입니다.

화학플랫폼 분야는 이번 새 국정과제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AI와 데이터 기반 기술 활용’ 전략의 핵심 파트입니다. 화학연은 그간 공공 인프라와 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소재 물성 예측, 의약 정보 통합 등의 빅데이터 기반 연구개발과 공공·민간 데이터를 연계하는 통합 플랫폼 구축을 통해 국내 과학기술계 전반의 실용성과 확장성 향상을 선도해 왔는데요. ‘AI 3대 강국 도약’과 ‘의료AI·제약·바이오헬스 강국 실현’ 등의 핵심 국정과제의 목표로 공공 인프라 기반의 산업지원 플랫폼 기술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향후 산업계의 니즈를 반영한 플랫폼 기술 개발을 통한 AI·데이터 기술 주권 확보와 함께 연구 성과의 상용화 전 과정에서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디지털 교두보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Chapter 04
화학 기술로 여는 대한민국의 미래
이처럼 화학연의 국정과제 핵심 파트너로서의 역할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AI, 탄소중립, 바이오, 첨단소재 등 국가전략기술 대부분의 핵심기술 공급자로서 대형 상용화 기술 개발, 산업계 공동 실증 같은 실질적인 성과 창출에 대한 요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산·학·연·관의 유기적인 협력 거버넌스 체계 구축과 함께 연구 현장의 몰입 환경 조성 등의 제도적 뒷받침에도 함께 힘을 써야 합니다.
앞서의 퀴즈를 통해서도 다시 한 번 확인했듯, 과학기술은 선택이 아닌 국가 생존의 조건입니다. 기술 주권 확보와 혁신 생태계 구축은 국가의 미래 설계를 위해 화학연이 담담해야 할 또 다른 임무이기도 합니다. 지난 반세기 세계적인 수준의 화학 기술 R&D를 통해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를 밝혀 온 화학연이 앞으로도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여는 과학기술 혁신의 등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기를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