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화학연구원이 골든타임 내에 화학물질 누출사고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중화제를 개발하고, 제품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 한국화학연구원은 ‘유해오염물질 제거용 중화제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JNK히터(주)에 기술을 이전했다. 앞으로 양 기관은 제품화를 위해 상호협력할 계획이다.
? 새로 개발된 중화제는 과립형(알갱이 형태)으로, 사고 발생지점에서 멀리 떨어져 살포기로 물대포를 쏘듯이 분사하는 방식이다. 중화제는 화학사고로 누출된 산성이나 염기성 화학물질을 중화(pH7)하여 제거하는 약제다.
? 기존의 분말 중화제와 비교해 먼 거리에서 살포할 수 있고, 중화열이 60℃ 이하로 낮아서 소방대원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실제 실험 결과, 과립형 중화제는 15m 떨어진 25㎡ 넓이의 표적에 80% 적중률을 보였다. 이에 반해 기존의 분말 소석회 중화제는 적중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 또한 산성 유해화학물질(95% 황산)이 누출된 조건에서 과립형 중화제를 투입하자 1시간 후 95% 중화됐고, 중화열도 60℃에 불과했다. 하지만 분말 소석회 중화제의 중화열은 최대 180℃로 높은 탓에 그동안 사고지점 가까이 접근하는 게 어려웠다.
? 이처럼 중화열이 낮은 것은 중화제의 발열량이 낮을 뿐만 아니라, 중화반응에서 발생하는 발열반응이 한꺼번에 일어나지 않고, 중화제에 쓰인 점토가 중화반응 속도를 지연시켜 열을 서서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 이번에 개발된 중화제는 산성 및 염기성 화학물질용으로 나뉘어 만들어졌다. 산성(염산·질산·황산·불산)일 경우 탄산수소나트륨, 염기성(암모니아)일 경우 황산알루미늄수화물을 각각 사용했다.
? 중화제의 핵에 해당하는 맨 안쪽에는 점토, 그 바깥쪽에는 각각 탄산수소나트륨(베이킹소다)과 황산알루미늄수화물(명반), 점토를 넣어 산성 및 염기성용 중화제를 만든 것이다.
? 이는 여러 후보물질과 산·염기성 물질의 중화반응으로 발생하는 중화열을 실제로 측정하고, 이를 연세대 한병찬 교수팀과 공동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값과 비교해 최적의 중화제를 도출한 것이다.
? 특히, 염기성 화학물질용 중화제(황산알루미늄수화물)는 처음으로 개발됐다. 현재 염기성 화학물질 암모니아 누출사고의 경우, 물로 희석하지만, 이제는 중화제거가 가능해진 것이다.
? 지시약 중화제도 함께 개발했다. 중화제 가장 바깥층에 지시약을 코팅한 것으로, 화학물질의 산·염기 여부를 모를 때 쓸 수 있다. 화학물질에 지시약 중화제를 살포했을 때 티몰블루의 경우 진분홍색을 띠면 산성, 파란색을 띠면 염기성 물질이다.
? 이에 대해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안전연구센터 유병환 박사는 “누출된 화학물질이 산성인지 염기성인지 알 수 없을 때, 지시약 기능이 있는 알갱이를 살포해 바로 산·염기 여부를 알고 초동대응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한국화학연구원 이미혜 원장은 “이번에 개발된 유해물질 대응 방제제를 개발하여 대국민 안전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사고수습의 골든타임을 확보해 사고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화학연구원 유병환 박사팀과 JNK히터가 공동으로 개발했으며, 환경분야 학술지 ‘Chemosphere(케모스피어)’에 발표됐다. 또한 환경부의 화학사고 대응 환경기술개발사업의 일환인 ‘화학사고 환경 피해 저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