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생분해성 비닐봉투의‘잘 찢어지는’문제를 해결하고, 100% 생분해되는 친환경 비닐봉투 시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생분해성 비닐봉투와 비교해 인장강도가 2배나 높아 시중에서 쓰이는 석유계 비닐봉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한국화학연구원 오동엽?황성연?박제영 박사는 바이오플라스틱(PBS)* 기반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를 개발했다. 이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는 자체 간이실험 결과 땅속에서 6개월 이내 100% 분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오플라스틱(PBS?Polybutylene succinate): 대표적인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바이 오매스(사탕수수, 옥수수, 나무, 볏짚 등으로 생성된 식물자원) 기반 단량체(단위분자)와 석유 부산물 기반 단량체를 중합해 제조한 고분자.
○ 또한 기존 생분해성 비닐봉투는 물론이고 석유계 비닐봉투보다도 더 강하고 질겼다. 그동안 바이오플라스틱은 생분해되지만, 인장강도(비닐봉투의 튼튼한 정도)가 약해 쉽게 찢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 하지만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은 목재펄프와 게껍질에서 추출한 보강재를 첨가해 인장강도가 약한 바이오플라스틱의 한계를 극복했다. 50L 반응기에서 비닐봉투와 빨대 시제품을 생산하는 데 성공한터라, 상용화 가능성도 높다.
□ 이번에 개발된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의 핵심은 목재펄프와 게껍질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든 나노섬유* 수용액이다.
*나노섬유: 직경이 나노미터 수준으로 매우 가는 초극세사.
○ 연구진은 먼저 목재펄프와 게껍질에서 각각 셀룰로오스*와 키토산*을 추출해 화학처리 한 후, 고압 조건에서 박리(잘게 쪼개는 과정)했다. 다음에는 이 과정에서 얻은 나노섬유가 분산된 수용액을 바이오플라스틱(PBS) 제조 시 첨가해 기계적 물성을 극대화했다.
*셀룰로오스: 목재, 식물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자연산물.
*키토산: 게, 새우, 곤충, 버섯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으로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풍부한 자연산물이며,
항균성을 가지고 있음.
○ 그 결과 100% 생분해되는 것은 물론이고, 바이오플라스틱의 약점으로 꼽히는 인장강도도 크게 개선됐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석유계 플라스틱인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의 인장강도가 40MPa(메가파스칼) 이상인데 반해, 기존 바이오플라스틱 비닐봉투의 인장강도는 대체적으로 35MPa이하여서 찢어질 위험이 높았다.
○ 하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의 인장강도는 65~70MPa를 기록했다. 이는 질긴 플라스틱의 대명사인 나일론과 유사한 수준이다. 나일론은 낙하산과 안전벨트 소재로 쓰인다.
○ 또한 별도의 항균처리 없이 자체적으로 식품 부패를 방지하는 항균능력도 갖췄다. 이 같은 효과는 키토산 덕분이다. 키토산은 천연 항균제로 박테리아를 살균하는 능력이 있다. 이번에 개발한 바이오플라스틱 필름과 대조군인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 필름에 대장균을 노출시킨 후 48시간 경과 시, 바이오플라스틱 필름의 대장균은 90%가 사멸한 반면 PP와 PE 필름의 대장균은 거의 죽지 않았다.
□ 이번 연구결과는 총 3편의 국외 SCI 학술지에 소개됐고, 대표적으로 소재분야 저널‘카보하이드레이트 폴리머(Carbohydrate Polymers, IF:5.158)’2월호에 ‘Five different chitin nanomaterials from identical source with different advantageous functions and performances’라는 논문으로 게재됐다. 또한 국내 특허도 2건 등록했다.
○ 한국화학연구원 황성연 바이오화학연구센터장은 “가까운 미래에 대형마트에서 쓰는 비닐봉투, 과일을 포장하는 비닐롤백, 커피음료의 빨대를 우리가 개발한 친환경 소재로 바꾸고 싶다”라고 말했다.
○ 이번 연구를 주도한 오동엽 박사는“우리가 개발한 소재가 최근 불거진 국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한편, 이번 성과는 한국화학연구원?울산광역시 기술협력 사업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