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화학연구원 CCP 융합연구단 장종산 박사 연구팀은 프랑스 CNRS 연구소와 함께, 전기를 거의
쓰지 않아도 되는 친환경 냉난방기용 흡착제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 IF=46.859)’紙의 최신호 온라인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 논문 제목: A robust large-pore zirconium carboxylate metal?organic framework for energy-efficient water-
sorption-driven refrigeration (DOI:10.1038/s41560-018-0261-6), (2018.10.22.)
○ 일상생활에서 주로 많이 쓰는 냉난방기는 전기식 에어컨, EHP 등이다.* 그러나 이는 전력피크 문제,
프레온 가스의 오존층 파괴 및 지구 온난화 문제, 화석연료 고갈 문제 등을 유발하여 친환경적인 차세대
냉난방기 보급이 시급한 상황이다.
* EHP : 전기히트펌프(Electric Heat Pump). 전기모터 가동으로 압축기(컴프레서)를 구동하여, 냉매의 발열을
이용해 저온의 열원을 고온으로 전달하거나 고온의 열원을 저온으로 전달하는 냉난방 시스템
○ ‘흡착식 냉난방기’는 대표적 친환경 냉난방기다. 전기를 거의 쓰지 않고 천연냉매인 물과 흡착제, 재생
열원(지역난방열, 태양열 또는 산업용 폐열) 등으로만 구동할 수 있다. 물이 수증기로 증발할 때
주변의 열을 빼앗아 냉방이 되고, 반대의 시스템으로 수분이 응축될 때 열을 방출해 난방 되는 원리다.
여기에 흡착제가 주요 소재로 쓰이는데 냉난방기 안에서 수분을 빨아들여(흡착) 냉방을 촉진시키고, 포화
되면 외부의 열로 수분을 내뱉은(탈착) 후 재생된다. 이때 하절기에 남아도는 태양열 또는 폐열을
냉방에 활용할 수 있어서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 유용하다.
○ 그러나 기존 흡착제는 성능이 좋지 않아 ‘흡착식 냉난방기’가 광범위하게 상용화되지 못했다. 시장에서
널리 활용되려면 냉난방기 에너지 효율이 높고 흡착제의 수분흡착 용량이 크며, 7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도 흡착제 재생이 잘 되어야 한다. 그동안 이 세 가지 성능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기가
어려웠다. 기존 흡착제인 실리카겔*의 경우 흡착 용량이 작고 제올라이트**의 경우 150도 이상의 고온에서
재생시켜야 했다.
* 황산과 규산나트륨의 반응에 의해 만들어지는 튼튼한 그물조직의 고표면적 규산입자
** 실리콘 양이온, 알루미늄 양이온, 산소 음이온으로 구성된 고표면적의 3차원 다공성 분자체
□ 연구팀은 상용화를 위한 세 가지 성능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흡착제를 개발했다. 새로운 흡착제의
효율은 기존 제올라이트 흡착제보다 24% 이상 높아졌고 흡착용량도 실리카겔 흡착제보다 2배
이상 크며, 섭씨 70도 이하의 저온에서도 손쉽게 수분이 탈착 재생될 수 있다.
○ 연구팀이 개발한 흡착제는 지르코늄 물질을 사용한 다공성 금속-유기 골격체MOF (Metal-Organic
Framework)이다. 연구팀은 프랑스 CNRS 연구팀과 함께 지르코늄* 양이온과 방향족 카르복시산**
음이온을 결합시켜, 3차원 골격구조를 이루면서 내부에 구멍이 많은 새로운 물질을 만들었다. 이 흡착제는
물을 잘 흡착하는 성질(친수성)과 물을 싫어하는 성질(소수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냉방 운전
조건에서 수분 흡착력은 증가하고 저온 재생능력도 크게 향상됐다.
* 원자번호 40, 원소기호 Zr / ** 카복시기(-COOH)를 가지는 방향족 화합물
○ 본 소재는 황산, 염산 등의 초강산에 노출되어도 구조 손상이 없고, 기존 금속-유기 다공성 소재에
비해 고압에서도 기계적 강도가 매우 높다. 따라서 수분 흡착제 외에 스마트 공조기, 제습 건조기
등의 다양한 흡착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다.
□ 새로 개발된 소재가 흡착식 냉난방기에 적용되면, 전기를 에어컨의 5% 미만으로 쓸 수 있어 과다한
전기 사용을 줄이고 전력 피크를 감소시킬 수 있다. 구체적으로, 지역냉방에 친환경 냉매인 물을 적용
할 때 10만 세대 기준으로 하절기 전력피크부하 약 234 MW, 연간 에너지 약 7,300 톤(TOE) 및 온실
가스 약 19,500 톤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산출된다.* 난방의 경우에도 기존 전기 난방기기보다
적은 에너지를 쓸 수 있다.
* 참고 : 이투뉴스 2015년 1월 2일자 전문가 기고 “지역냉방 보급 확산을 위한 정책제언”
○ 화학(연) 장종산 박사 연구팀은 2012년 금속-유기 골격체 흡착제 분야 최초로, 섭씨 100도 이하에서
저온 재생이 가능한 MOF 흡착제를 개발하여 미국 및 주요 국가에 국제특허를 등록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금번 기술을 국내 특허로 출원했으며, 현재는 흡착식 냉방/제습/건조기 제품의 사업화를
위해 기술계약 및 기술이전을 진행하고 있다.
□ 화학(연) 장종산 박사는“이번에 개발한 금속-유기 골격체 수분흡착제의 설계 기술은 기상이변과 지구
온난화에 대응해 태양열 또는 중저온 폐열을 활용하는 미래형 냉-난방 산업의 핵심 기술이다.
또한 스마트 공조, 제습 및 건조 분야의 사업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원하는 글로벌프론티어사업 중 ‘하이브리드 인터페이스 기반
미래소재연구단’(단장 김광호)의 세부과제와 EU-Framework 국제공동 협력연구로 수행되었으며, 국가
과학기술연구회 화학공정(CCP) 융합연구단(단장 박용기) 과제에서 일부 지원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