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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산업바이오 물결 (기고문)

작성자관리자  조회수1,237 등록일2007-04-16
바이오기술(Biotechnology·BT)은 보건·의료, 농업을 비롯하여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으며 그 영역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다. 유럽에서는 이러한 바이오기술의 적용분야에 따라 색으로 분류한다. 의약부문은 ‘Red BT’, 농업부문은 ‘Green BT’와 함께 산업부문은 ‘White BT’로 나뉘며 ‘산업바이오’는 새로운 제3의 물결로 부각되고 있다.



수억 년 전 고대 동식물이 화석화된 석유 등 화석원료의 고갈이 예상되는 21세기는 화석원료의 대체 자원개발이 시급한 과제이다.



‘산업바이오’는 효소나 미생물 등 생촉매의 생물공학적 기술을 이용하여 옥수수, 사탕수수, 농업부산물 및 목재류, 식물성 오일 등 매년 지속적으로 생산 가능한 다양한 식물자원(바이오매스)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화학제품 또는 바이오연료 등을 생산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와 같이 원유 대신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사용함으로써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으며 온실가스를 비롯한 각종 환경오염 물질의 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시킬 수 있다.



현재 전자, 자동차, 섬유, 의약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 원료부터 최종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학제품들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산업바이오’ 기술은 화학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산업 영역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산업바이오’를 통해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친근하게 사용하고 있는 플라스틱이나 섬유 그리고 식품, 의약품은 물론 각종 산업용 원료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세계 각국은 ‘산업바이오’의 연구개발과 상업화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20년과 2050년 화학원료의 20% 및 50%를 바이오매스에서 생산하려는 국가적 목표를 설정하고 미국 에너지국과 농무부 등을 중심으로 대체원료생산 연구 개발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은 경제산업성이 중심이 되어 바이오프로세스 실용화사업과 바이오플라스틱 활용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생물산업협회(EuropaBio)를 통하여 유럽 전체 ‘산업바이오’의 육성방안을 수립하는 한편,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 등 개별국가들도 국가별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산업계의 움직임도 매우 활발하다. 세계적인 화학기업인 듀폰, 다우, 바스프 등은 카길, 노보자임, 제넨코 등 바이오전문기업과 기술제휴로 젖산, 아미노산, 숙신산 등 각종 화학원료를 ‘산업바이오’ 기술을 이용하여 생산하고 있으며 그 종류와 양은 급속한 증가 추세에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2006년부터 바이오디젤 연료를 상용화하기 시작하였으며 일부 바이오기업을 중심으로 발효기술을 활용하여 아미노산, 핵산 등의 제품이 생산 수출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산업바이오’ 연구나 기술개발 수준은 아직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은 ‘산업바이오’로의 이행이 세계적 ‘대변화(Mega-trend)’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지만 상업화 투자를 위한 시기결정에는 아직 주저하는 기업이 많다.



이들 기업들은 우리나라가 비교우위에 설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하여 정부가 기술개발에 따르는 필요한 법과 제도를 정비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아울러 ‘산업바이오’ 분야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기술 개발과 함께 부족한 바이오매스 자원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국가의 정책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농업과 화학의 융합 등을 위한 바이오 기업과 화학기업간의 전략적 기술제휴, 산·학·연 공동연구시범사업을 통한 ‘산업바이오’ 기술 기반 강화, 국내외 관련 기관과의 기술교류 등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도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산업바이오’의 중요성이나 세계적인 흐름을 생각할 때 국내의 연구나 개발 수준은 아직 초기단계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산업바이오’의 성공적 실현을 위해서는 장기간의 연구개발과 투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국내의 기업·학계 및 연구소 그리고 정부에서도 시급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우선적으로 식물자원 확보를 위한 복합단지개발 등 장기적인 비전과 발전전략을 수립하여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한국화학연구원 이재도 원장 < 파이낸셜뉴스 2007. 4. 16(월) 게재>